개설매
강 정 실
아침이 온통 눈부시다
며칠간 내린 눈발은 세상살이
온 누리에 펼쳐놓은 제 모습 모두 숨기고
초승달 그 빛마저 헤치지 못하게
알래스카 북반부의 겨울은
낮의 길이가 짧고 밤은 길기도 하다
그래도, 술 먹고 길거리에서 동태가 되지 말라고
뾰쪽한 집 꼭대기가 드문드문 보인다,
아침 공기가 냉동실 온도인데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눈곱 딱으며, 잠자는개들을 깨워 몇 군데에 배달은 한다마는 가끔 마누라가 운영하는 햄버거 가게에 사주팔자 지랄 같은 대여섯 모여 죽치고 앉아 일곱 패 화투짝이 내 손아귀에 신명나게 놀아난 화툿장을 생각한다 각각 실눈으로 상대방을 꼬나보며 수를 가늠하지만, 국방색 담요 위로 던져지는 화투짝에 달러 지폐가 일장지간(一場支干) 복병이다,
순간,
돌아오던 길에 길잡이가 갑자기 낑낑대며
거친 숨소리를 내며 절뚝인다
유리조각을 밟았나 보다
잠시 멈추고 길잡이의 다친 발에
가죽양발을 신기고,
“빨리 집에 가자. 앞으로, 앞으로,”
눈 위로 회초리를 치며 힘찬 소리를 지른다
알래스카 방문이 제 버킷 리스트에 있는데
개썰매 타는건 생각해보지 않았네요
겨울에 오로라를 만나고
여름에 연어 낚시를 꿈꾸고 있지만요 ㅎㅎ
간만에 남편과 민화투라도 쳐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