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라는 축복

조회 수 246 추천 수 0 2021.05.15 08:09:41

< 죽음이라는 축복 >

 

떠나야 할 사람의 마지막 시간을

온갖 튜브로 못가게 붙잡는 것

그건 의술과 윤리의 영역을 넘어

우리가 아는 부끄러움, 

아무래도 우리네 이기심에서 발로된…

 

누가 인간의 존엄을 말하는가

누가 인류의 복지를 정의하는가

고통을, 혼란을, 아픔을 홀로 감내해야 하는 

가련한 그 당사자 말고?

 

노인은 죄가 많은지

긴 여정 쌓아 온 이런저런 업보들

꼼꼼히 값을 치뤄야 하는 것인지…

갈수록 더 오래토록 댓가를 치뤄야 하는 

21세기 회색지대가 난 싫다

 

우리 시설에 드는

치매 환자들 보노라면

그들은 왜 더 살아야 하나, 누구를 위해 사는가,

내 의문은 갈수록 오리무중…

섣부르게 종교 얘길 마시라, 그건 어설픈 대답,

스스로 당해보기 전에나 용감하게 말할 수 있는…

 

파킨슨 병으로 오래 투병하는 노인이 계셨소

건장하고 고상하고 남부럽지 않았던 사람

허나, 긴 병에 효자 없고 대책도 없고…

대소변도 취식도 그 어는 것 하나도

남의 손에 맡겨져야만 하는 처량한 노인

 

오줌 저리고 변을 바르고, 벽을 병풍 삼아

그에게 오래 사는 것이 복인지…

손과 발이, 온 몸이 있는대로 경직돼서

하루 스물네시간 고통스러워하던 그 노인, 

죽어서야 마침내 마음 놓고 몸을 폅디다…

세상에, 그렇게 부드럽고, 그렇게 편안한 것을!…

 

박은경

2021.05.15 12:57:56
*.90.141.135

마자요 가족들은 아쉬워할 지 몰라도

본인으로 보면 가는게 복일수 있지요

저희도 어머니가 7년 아버지는 더 오래 병상에 계시다

이젠 두 분 다 가시고나나 아쉬움만 가득합니다

이제 조만간 우리도 그렇게 가겠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미국 질병예방 통제국(CDC) 강조하는 코로나91 증상과 주의 사항 file 웹담당관리자 2020-03-15 8379 3
공지 문예진흥원에서의 <한미문단> 지원금과 강정실에 대한 의혹 file [6] 강정실 2017-12-15 30574 12
공지 2017년 <한미문단> 행사를 끝내고 나서 file [5] 강정실 2017-12-14 28077 7
공지 미주 한국문인협회에 대하여 질문드립니다 file [9] 홍마가 2016-07-08 48170 12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웹관리자 2014-09-27 44777 5
1488 처음 가는 길 [1] 유진왕 2021-05-19 259  
1487 단풍나무 2 박은경 2021-05-19 303  
1486 단풍나무 1 file 박은경 2021-05-19 281  
1485 이제 낚시는 다 했구나! [3] 유진왕 2021-05-19 241  
1484 손 들었음... file [2] 유진왕 2021-05-19 205  
1483 내 말 맞지? [1] 유진왕 2021-05-19 290  
1482 소음 공해 [1] 유진왕 2021-05-19 308  
1481 비와 나뭇잎 박은경 2021-05-19 119 1
1480 [연시조] 소나무 박은경 2021-05-19 137 1
1479 참외 농사 [3] 유진왕 2021-05-18 246  
1478 은총 [1] 유진왕 2021-05-18 258  
1477 나가서 자 file [2] 유진왕 2021-05-18 260  
1476 미련하게 살지 말랬는데... [1] 유진왕 2021-05-18 269  
1475 [자유시] 탱자나무 [2] 박은경 2021-05-18 243 1
1474 매실차 [1] 유진왕 2021-05-17 231  
1473 거 참 좋다! file [1] 유진왕 2021-05-17 312  
1472 출출하거든 건너들 오시게 [1] 유진왕 2021-05-17 267  
1471 [1] 유진왕 2021-05-17 1493  
1470 널 위해서 날 위해서 [1] 유진왕 2021-05-17 310  
1469 바보들 [1] 유진왕 2021-05-17 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