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총 >
언뜻 뒤돌아보니
정신없이도 달려왔구먼
알고보면 목적지는 뻔한 건데, 너 나 없이...
자랑스럽고 번듯한 것은
눈을 씻고 찾아도 하나도 없고
온통 부끄럽고 창피하고 낯뜨거운 기억들만
그렇게 골라서 누빈 걸까!…
친절하라, 너그러우라, 배려하라,
늘상 배우고 가르쳤으면서
어쩌면 그렇게 작은 것 하나에도
쉽게 섭섭해 하고 아파하고 마음을 닫았었는지…
예뻐하고 흐뭇해하고 사랑하기만도
짧은 인생이라 말들하더만,
그런 도는 진작에 터득했던 줄 알았더니
그 근저리도 못 갔었네, 나 원 참!…
다행히 아직 석양이 머무는 동안
다소곳이 머리 조아리고 참회할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하늘의 은총일 터,
보나마나 얼마 후
또다시 같은 참회를 하겠지만서도!…
후회하고 반성하고 돌아서서 또 같은짓을 하는 미련한 인생
마지막 가는 길에서나 제대로 살게 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