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가렛 >
Pauls Valley에서 미국인 교회 담임하고 있을 때
혼자되신 마가렛이라는 할머니가 계셨소
간호원을 하셨던 아주 인자한 할머니
내가 미국 사람에게 마음을 푹 터놓고 지낸 건
그분이 처음이었소
6.25 때, 학용품이며 옷가지들 모으고
밤 새 세탁하고 꿰매서 한국 보내던 얘기에
난 눈시울을 붉히곤 했구먼…
그래서 내가 이제 여기 빚 갚으러 왔노라고…
오래된 빛바랜 교인 명부를 보이며
그 시절 동료들 이제 몇 안 남으셨다고...
미처 한국 보내지 못했다는 상자들
옷장 깊숙이서 꺼내니
내겐 아주 낯익은 물품들
콧잔등이 찡하네…
미국 사람들 그 큰 옷들을
울 엄마들은 여러 번 접어 이불 밑에 눌렀다가
이른 아침 설빔처럼 꺼내 줬다고
해마다 바지단을 한 단씩 내려 입어도
졸업할 때까지 그 옷은 여전히 길었다며
우린 깔깔대고 눈물이 나도록 웃었소
그동안 강산이 두번이나 변했는데도
그 할머니가 자꾸만 보고싶어지네…
마가렛…
누군가 내게 무슨 고마움을 표할 때면
난 늘 그 할머니 모습이 떠오르고,
나도 누군가에게서 배웠노라고,
수줍게 고개를 숙이고…
*** 이제 돌아가신지 꽤 오래 되셨을 텐데, 할머니 많이 보고싶습니다~~~
할머니 모습이 정말 인자하세요
목사님이시군요 이제사 알아뵙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