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배우네, 난...

조회 수 265 추천 수 0 2021.05.21 10:03:00

< 계속 배우네, 난…>

 

스무 몇 해 전에 밴쿠버 살 제

지금 내 또래 살짝 넘은 치과의를 만났소

머리가 희끗희끗한 사람이

자기는 사실 은퇴를 했는데

예상 밖에 너무 무료하고 

생각보다 돈도 많이 필요하더라나?

 

치과 의사하고는 원래 친하지 못하고

주머니도 늘 여유롭지 못해서

몇 해를 미루다가 외려 일을 키웠지

결국 크라운인가 뭔가를 해야 된다누만

 

보통 팔 구 년 괜찮고

열 대여섯 해를 넘기면 아주 잘 된 것이라나?

자기가 최선을 다 할 것이고

난 본전을 뽑고도 남을 것이라며 농담을 하고...

 

그런데 얼마 전부터

소식이 와요, 상추쌈을 씹어도 불편하네

영 기분이 말이 아니야

 

그 노인분 얼굴이 떠오르고

생각해 보니 어느 새 스무 몇 해

그럼, 정말 본전을 여러 번 뽑았네…

 

아마 지금은 아주 노인이 되셨거나

생전에 안 계시거나...

그러고 보니,

한 번도 감사하다고 인사도 못 드렸네, 그 후로는...

난 이렇게 사람 노릇 못하며 살아요,

이제사 깨닫기는...

 

튼튼한 치아로

뭐든 맛있게 씹는 재미가

지극히 당연한 것인 줄 알았더랬는데,

그게 복이었더라구

계속 배우네, , 천상 늦깍기


박은경

2021.05.22 11:59:04
*.90.141.135

늦게라도 깨달으니 다행이지요

영 모르고 넘어가는 일도 허다하니까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미국 질병예방 통제국(CDC) 강조하는 코로나91 증상과 주의 사항 file 웹담당관리자 2020-03-15 8379 3
공지 문예진흥원에서의 <한미문단> 지원금과 강정실에 대한 의혹 file [6] 강정실 2017-12-15 30574 12
공지 2017년 <한미문단> 행사를 끝내고 나서 file [5] 강정실 2017-12-14 28081 7
공지 미주 한국문인협회에 대하여 질문드립니다 file [9] 홍마가 2016-07-08 48170 12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웹관리자 2014-09-27 44777 5
1528 종아리 맛사지 [1] 유진왕 2021-05-24 258  
1527 윤장로, 건투를 비오 [1] 유진왕 2021-05-24 156  
1526 [행시조] 오월을 보내며 박은경 2021-05-24 222 1
1525 맹그로브 박은경 2021-05-24 248 1
1524 [연시조] 나무의 변신 [1] 박은경 2021-05-23 2049 1
1523 제기랄 [2] 유진왕 2021-05-23 231  
1522 전령 file [1] 유진왕 2021-05-23 266  
1521 그래도 그기 최고다 [1] 유진왕 2021-05-23 1359  
1520 낯 선 세상이 온다누만... [1] 유진왕 2021-05-23 226  
1519 역사에 맡기면 어떨지 [1] 유진왕 2021-05-23 226  
1518 [연시조]바오밥 file [1] 박은경 2021-05-23 284  
1517 글쟁이 [2] 유진왕 2021-05-23 7678  
1516 물냉면 [2] 유진왕 2021-05-23 278  
1515 도미를 구워야 것다 [2] 유진왕 2021-05-23 7285  
1514 감사한 일인지고... [1] 유진왕 2021-05-23 355  
1513 새 집 file [1] 유진왕 2021-05-23 265  
1512 [연시조] 뒤란 [2] 박은경 2021-05-22 314 1
1511 백설기 [1] 유진왕 2021-05-22 255  
1510 천진한 녀석들 [1] 유진왕 2021-05-22 263  
1509 방화 [1] 유진왕 2021-05-22 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