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기랄 >
칠십 네살짜리, 아직 늙지도 못한 사람이
엊그제 그냥 맥없이 떠났소
숨을 안 쉬더라구,
게으름뱅이 같으니라구
어려서 부모 따라 월남해서는
구두닥이에 신문 팔이에
시대의 설움 온통 혼자 짊어지고
여기저기 헤집고 살다가
바다를 건넜다누먼
어짜피 바닥 인생, 밑질 것도 없고 해서…
악착같이 살은 덕에
학위 따고 교수도 되고
사람도 모이고 돈도 모이고,
남부럽지 않은듯 했는데…
허리 필 무렵 어느 날, 의례히 그 공식처럼
병이 찾고, 우리 집을 찾고…
그래서 내게 왔더이다
회복되면 뭐 하고싶냐니까,
제일 먼저, 짜장면 집에 가고
그 담엔 바다 낚시를 가련다고,
꿈에 그리던 소원이래, 그게…
그래서 내가 데려가마 약속했지, 철석같이
유월에 가자 했는데,
글쎄, 그 젊은 사람이 갑자기,
숨을 안 쉬어, 바보같이…
사실은, ‘멍청하게’라고 해도
난 성이 안풀리네…
언어가 순화되지 못했다는 둥, 주절거리면
당신은 뭘 모르는 사람이야, 쌩판…
내 말은,
열씸히 다니자구, 놀자구,
후회하지 않게시리,
짜장면 집도 가고, 바다도 가고, 제기랄!…
그래야지요,,,가고싶은 곳 다 다니고
먹고싶은것 다 먹고요
작년에 못 간 한국에 가려고 준비중인데
망할노무 코로나가 아직도 발목을 잡고 있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