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터 비밀

조회 수 108 추천 수 0 2021.06.07 09:03:26

< 빨래터 비밀 >

 

 

마을 어귀 아늑한 양지녁에 

동네 아낙들 가장 좋아하는 놀이터

그곳을 빨래터라 이름하였다

치마 두르지 못한 남정네 얼씬거리지 못하는

 

새끼 밴 암소 마냥 불뚝한 대야에

저건너가 안 보이게 한가득 담아서

빨래터로 향하는 울 엄마들 발걸음이 날쌔다

누구나 시원스레 웃을 수 있는 곳

거기는 치외법권이니까

 

모처럼 날 잡아 둘러 않아서

빨래돌 끼고 두드리는 방망이 소리

젊은 애들 록 밴드는 틀림없이 거기서 배웠다

연실 웃음소리 터지고

방망이질은 리듬을 타고 운율을 때리고

 

사실은 애꿎은 빨래만 야속해

그걸 누가 알아, 누굴 두드리는지

밤낮으로 일에만 파묻는 무심한 사내

이래도 얄밉고 저래도 괘씸한 시누이

빨래 뒤집을 때마다 생각이 나고

방망이질은 갈수록 신나고...

아이고, 빨래만 억울해…

 

그래서 울 엄마들은 건강하기만 했다고,

약 한 톨 모르고…

우리 동네는 여전히 낙후된 마을,

신경과 정신과 간판 달기 어려운…

 

 

 

*. 울 어머니들, 죄송합니다, 나쁜 글을 써서…

그래도 말이 얼마 만큼은 사실이었음~~~


박은경

2021.06.07 18:30:42
*.90.141.135

죄송하긴요 사실인걸요 ㅎㅎㅎ

그렇게라도 스트레스를 풀어야

살 수 있었던 시절이었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미국 질병예방 통제국(CDC) 강조하는 코로나91 증상과 주의 사항 file 웹담당관리자 2020-03-15 7614 3
공지 문예진흥원에서의 <한미문단> 지원금과 강정실에 대한 의혹 file [6] 강정실 2017-12-15 29741 12
공지 2017년 <한미문단> 행사를 끝내고 나서 file [5] 강정실 2017-12-14 27307 7
공지 미주 한국문인협회에 대하여 질문드립니다 file [9] 홍마가 2016-07-08 47346 12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웹관리자 2014-09-27 44008 5
1595 여행지에서 박은경 2021-06-10 74  
1594 [다카시] 제비가족 file [2] 박은경 2021-06-10 91  
1593 사는 곳마다 고향 만들어야지 [3] 유진왕 2021-06-10 97  
1592 돌잡이 아가에게 박은경 2021-06-09 125  
1591 졸업장 받은 그대여 박은경 2021-06-09 90  
1590 [연시조] 우리집 우체통 [2] 박은경 2021-06-09 92  
1589 [연시조] 사랑의 편지 [2] 박은경 2021-06-08 165  
1588 [단시조] 편지 속에 file 박은경 2021-06-08 98 1
1587 연애편지 [2] 박은경 2021-06-08 94 1
1586 위문편지 박은경 2021-06-08 111 1
» 빨래터 비밀 [1] 유진왕 2021-06-07 108  
1584 [연시조] 빙수 [2] 박은경 2021-06-07 123  
1583 달항아리 file [2] 박은경 2021-06-06 268 1
1582 보리자루 [1] 유진왕 2021-06-06 155  
1581 [디카시조] 훈제 통닭 file 박은경 2021-06-06 96  
1580 연시조] 수박과 오래비 [3] 박은경 2021-06-05 158  
1579 손꼽아 기다립니다 file [1] 유진왕 2021-06-05 400  
1578 [자유시]답답한 여름 [2] 박은경 2021-06-05 93  
1577 [연시조] 후회 [3] 박은경 2021-06-04 170  
1576 [행시] 오뉴월 땡볕에 박은경 2021-06-03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