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래터 비밀 >
마을 어귀 아늑한 양지녁에
동네 아낙들 가장 좋아하는 놀이터
그곳을 빨래터라 이름하였다
치마 두르지 못한 남정네 얼씬거리지 못하는
새끼 밴 암소 마냥 불뚝한 대야에
저건너가 안 보이게 한가득 담아서
빨래터로 향하는 울 엄마들 발걸음이 날쌔다
누구나 시원스레 웃을 수 있는 곳
거기는 치외법권이니까
모처럼 날 잡아 둘러 않아서
빨래돌 끼고 두드리는 방망이 소리
젊은 애들 록 밴드는 틀림없이 거기서 배웠다
연실 웃음소리 터지고
방망이질은 리듬을 타고 운율을 때리고
사실은 애꿎은 빨래만 야속해
그걸 누가 알아, 누굴 두드리는지
밤낮으로 일에만 파묻는 무심한 사내
이래도 얄밉고 저래도 괘씸한 시누이
빨래 뒤집을 때마다 생각이 나고
방망이질은 갈수록 신나고...
아이고, 빨래만 억울해…
그래서 울 엄마들은 건강하기만 했다고,
약 한 톨 모르고…
우리 동네는 여전히 낙후된 마을,
신경과 정신과 간판 달기 어려운…
*. 울 어머니들, 죄송합니다, 나쁜 글을 써서…
그래도 이 말이 얼마 만큼은 사실이었음~~~
죄송하긴요 사실인걸요 ㅎㅎㅎ
그렇게라도 스트레스를 풀어야
살 수 있었던 시절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