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유럽인들이 정착한 후 이들이 들여온 고양이와 여우 때문에 이 지역 동물 생태계가 크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가 9일(현지시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유럽인들이 호주에 처음 정착한 1788년 이후 육지에 사는 호주 고유의 포유 동물류 10% 이상이 사라졌다.
유럽인 정착 후 호주 고유의 육상 포유 동물 273종 중 11%가 멸종됐으며, 21%는 멸종 위기에 놓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북아메리카 고유의 육상 포유 동물 중 바다밍크(sea mink) 단 1종만이 유럽인 정착 이후 사라진 것과 대조적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5500종의 포유동물 중 1.5%만이 멸종됐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호주 과학자들은 고양이와 여우가 들어온 이후 포유 동물이 상당한 감소했다는 점을 발견, 유럽인이 데려온 두 동물이 일부 포유류의 멸종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유럽 출신 선원들은 선상의 쥐들을 육지로 쫓기 위해 야생 고양이를 들여왔고, 넓은 대륙에서 사냥을 하기 위해 붉은 여우를 들여왔다.
과거 대륙 전역에 퍼져 있었던 토종 7종은 이제 고양이와 여우의 영향력이 닿지않은 섬 지역에서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AFP통신은 호주는 외래종의 유입으로 여러 차례 홍역을 치렀으며 ‘줄기 두꺼비’(cane toad)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고 전했다.
사탕수수 농장 내 딱정벌레 퇴치 목적으로 1935년 들여온 줄기 두꺼비는 높이 뛸 수 없어 사탕수수 줄기의 맨 위에 사는 딱정벌레를 잡지는 못했다. 대신 피부에서 매우 치명적인 독을 배출해 자신들을 위협할 만한 포식자들을 미리 제거해 현재는 수백만 마리가 호주 전역에서 토착 동물들을 위협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 듀크 대학 생물학자인 스튜어트 핌은 AFP 통신에 “사람이 많지 살지 않은 곳조차 부주의와 외래 칩입종으로 커다란 환경피해가 초래된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호주의 사례를 다른 국가에서도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