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풍경
가을 햇살 창가에 번지고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 정열을 쏟아
미련없이 다 내어주는 낙엽이여
감 석류 대추 귤
서걱서걱 스치는 바람결에
익는 냄새 그윽하고 향기롭다
투명한 하늘은 하늘대로
울타리를 오가며 나르는
한 쌍의 나비와 벌
달콤한 입맞춤으로 나풀거린다
수국은 가을의 입김을 머금고
탐스러운 얼굴 한 아름이다
담장 빛 작은 국화꽃 향기
바람결에 묻어와
거칠어진 삶을 쓰다듬어
내 속에 있는 뜰을 넓혀 준다
커피잔에 흘러나는 커피맛은
유일한 휴식 공간으로
잔잔한 기쁨이 우러나온다
시월 감사절이 다가온다
추수를 거두는 농부의 땀이
바구니 소복이 채운 과일 웃음 짓고
나누며 감사하는 넉넉함이
풍성한 삶의 리듬으로 불어넣는다
출가한 자식들 손자 손녀 그리움이
가지 끝에 걸려 있다
두 손 모아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