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조회 수 2477 추천 수 0 2016.05.10 10:31:37

이 아침에


                                                                                                                                     은파 오애숙


향그러운 봄이다오가는 발걸음에 경쾌한 리듬이 담겨져 있다.

 

도두들 어깨에 날개 달아 생기 발랄한 옷 차림새다눈이 집어내는 것 마다 

청춘의 봄처럼 출렁이는 물결이다몇 주 동안 매지구름이 하늘가득했었다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이마에 갈매기 훈장 달고 다녔던 기억이다.

 

봄향기가 등굣길에 상쾌한 기분 만든다언제 매지구름이 시가지에 주인 행세

했냐고 기억을 맑끔이 씻기려는 듯 웃는다가로수에 쟈카란다가 화창한 봄을 

알리는 전령사로 향그러움을 휘날리고 있다.

 

해맑음이 겨우내 쟁여 쌓듯 겹겹이 입었던 옷을 훌훌 벗어 던지게 한다반소매 

윗도리로 바꿔 입은 막내아들의 발걸음도 시험 중이라도 경쾌한 탱고음에 희희

낙락이 정겨운 향그러움으로 번져오는 날씨다


허나 마음이 혼절하여 쓰러질 것 같다생각이 허공에 일어 바람결로 부추겨 본다

무거운 뭔가의 짖눌림이다겨우내 짙은 회색의 음예공간이 응집된 LA도시 안에 

갇힌자처럼 마음을 그렇게 만들었다 싶다.

 

마치 황량함이 가을에 남기고 간 쓸쓸한 낙엽처럼 나뒹굴다가 사라져 간 것처럼 

그랬었다겨우내 비타민부족으로 병든 닭처럼 졸고있는 몰골이 그렇고 할 일이 

태산 같으나 속수무책이었다.

 

아이들이 언제 크련가. 항상 근심반 걱정반이었는데 초등학교 마지막 시험이란다.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가는데 하루하루가 다르게 몸의 구조가 다르게 변화되 간다

검은 머리에 희끗희끗 새 순 나오듯 흰 머리가 꽂여 있다.


졸업식도 얼마 남지 않았다. 마지막 장식을 잘 해야 할텐데 아이라 천리안이 못된다.

그져 시험 때 인데도 독서 삼매경이다. 어쩌면 어릴 때 나와 똑 같은지 숨통이 터진다

하지만 어릴적 독서로 지금의 내가 탄생했다 싶다.


생각이 생각을 몰고온 까닭일까하지만 다행이다안심이 내품어져 닫혔던 빗장을 

조용히 열어본다지나간 옛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심쿵한 마음에서 콧끝으로 온다

진주방울처럼 영롱한 추억이 물결처럼 파고에 춤 춘다.


지난 날의 아름다움이 흩날린다추억이 고개들어 다가오는 환희의 아침에 예쁜 것이 

젊음이고 아름다운 것이 추억이라 가슴에 말하고 있다그렇다!! 백세시대에 살고 있어

아직 청춘이기에 예쁜것이라고.

 

햇맑은 아침이다나목이었던 나무에 새순이 돋고 보랏물결이 어느새 마음을 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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