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신화의 전쟁의 신 ‘마르스’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지구에서 본 붉은 화성의 모습이 마치 전쟁의 불길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죠. 지구와 가장 가까이 있고, 지난 4월에는 땅 밑 약 50㎝ 지점까지 얼지 않은 상태의 물이 발견되면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행성, 그래서 인류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끄는 행성이 화성입니다.
그런데 메일을 통해 자주 접하는 질문이 두 가지 있습니다. ①화성이 왜 붉게 보이는지, ②붉게 타오르는 화성의 노을은 왜 창백한 푸른색을 띠는지에 대한 건데요. 질문에 대한 답을 간단하게 정리했습니다.
▶ 화성은 왜 붉게 보이나요?
‘붉은 행성’ 화성은 왜 붉을까. [NASA/JPL-Caltech]
- 철이 산화(산소와 화합)해서 만들어진 산화철 광물이 화성의 암석과 흙에 먼지처럼 쌓여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철이 산소와 만나 녹슬고, 이 과정에서 붉은빛을 띠는 산화철이 만들어지는데요. 이 산화철이 화성의 대기 속에 퍼지면서 화성 전체가 붉게 보이는 겁니다.
▶ '녹슬었다'는 말은 화성에 산소가 있다는 의미인가요? 화성의 대기는 이산화탄소가 대부분으로 채워진 것 아닌가요?
- 화성의 대기는 아주 희박합니다. 지구의 0.75%에 불과하죠. 이렇게 대기가 희박한 건 중력이 작기 때문입니다. 화성대기는 이산화탄소가 약 95%, 질소가 약 3%, 아르곤이 약 1.6%이고, 다른 미량의 산소와 수증기 등이 포함됩니다.
그런데 화성 표면에 산화철이 쌓여 있다는 건, 과거 화성에 산소가 있었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합니다. 화성에 말라 버린 강바닥처럼 보이는 구불구불한 계곡의 흔적을 찾은 적도 있었고요. 화성의 땅 밑에 얼지 않은 물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생명체를 발견하진 못했습니다. 산화의 조건이 무엇이었는지도 아직 잘 모릅니다. 연구자들이 조사하고 있습니다.
▶ 화성의 노을도 지구처럼 붉겠네요?
- 그렇지 않습니다. 푸른색을 띕니다. 화성의 대기가 지구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화성의 ‘푸른 노을’ [NASA/JPL-Caltech/MSSS]
우선 지구의 노을은 빛의 산란으로 생깁니다. 산란은 빛이 대기에 있는 알갱이(분자·원자·먼지 등)에 부딪혀 사방으로 불규칙하게 흩어지는 현상입니다. 낮에는 파장이 짧은 푸른색 빛이 수증기와 먼지 알갱이와 부딪혀 산란하기 때문에 하늘이 파랗게 보이게 됩니다. 반면 해가 질 때는 높이 떠 있던 태양의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태양빛이 통과해야 하는 대기도 더 두꺼워집니다. 파장이 길어 천천히 산란되는 붉은색 빛만 남아서 우리 눈까지 도달하는 겁니다.
그런데 화성 대기에 있는 먼지는 지구의 먼지보다 훨씬 큰 산화철 성분으로 돼 있습니다. 지구보다 태양빛이 덜 산란될 수밖에 없는 건데요. 화성에서 노을이 질 때는 푸른색 빛뿐만 아니라 붉은색 빛도 먼 곳에서부터 입자가 큰 산화철 먼지와 부딪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파장이 짧은 푸른색 빛 일부만 먼지 사이를 꿰뚫고 화성 표면까지 도달하면서 화성의 노을은 푸른색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