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5학년 5반/ 보석으로 거듭나기

조회 수 287 추천 수 0 2020.05.28 19:34:06

지천명 지난 지가 오 년이나 되었거늘
천하를 둘러봐도 여전히 오리무중
명쾌한 답을 얻고자 더욱 정진 하려네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말을 이제는 몸으로 느끼는 것 같다.

잠이 깨어서도 몸이 썩 개운하지 않고 여전히 피곤하며

여기저기 고장도 자주 나고 조금만 무리하면 바로 탈이나니 말이다.

푸르른 봄과 같은 청소년 시기에는 겁 없이 까불고 멋대로 살았는데...

벌써 인생의 가을이 되었어도 변변하게 보여줄 열매가 없고

오히려 소심하고 불안한 미래에 마음부터 벌써 늙어버린 것 같다.

하늘의 뜻을 아는 지천명은커녕 아직도 세상 유혹에 흔들리는 모지리로 살고 있으니 어쩌란 말인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귀하지 않은 아이는 하나도 없을 것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어떤 아이는 대단한 집안에서 금수저를 들고 태어나

아쉬운 것을 모르고 호강을 하며 자라기도 하고

어떤이는 가난한 가정이나 어려운 환경 가운데 태어나 어려서부터 많은 고생을 하기도 한다.

난 어느 쪽일까 생각해보면 금수저까지는 아니어도 나름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이 계신 서울과 조부모님이 계신 시골을 오가며 큰 탈 없이 무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쩌면 수정처럼 깨끗하고 고운 삶이 될 수도 있었는데

제멋대로 살다가 흠이 나고 깨지고, 닦아 낼 수 없는 세상의 더러운 것들을 잔뜩 묻혔으니

자신의 미련함을 탓할 뿐 어느 누구도 원망할 수가 없다.

이제 오십을 넘은 나이가 되고보니 자신을 스스로 책임지고 아름다운 황혼을 맞기 위해서라도

깨어진 수정을 바탕으로 새롭게 노력해서 또 다른 보석인 진주가 되어보면 어떨까?

 

진주는 누구나 인정하는 아름다운 보석이지만 사실 처음에는 조개를 괴롭히는 불순물에 불과하다.

조개는 오랜 세월 동안 아픔을 참으며 이 돌멩이를 자신의 분비물로 감싸서 동그란고 고운 색깔의 진주를 만들어 낸다.

그 인내함을 배우고 나를 괴롭히는 크고 작은 일들을 긍정적으로 감싸 안아 내면의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켜보자.

수정처럼 맑고 고운 삶이 망가졌다고 포기하고 울기보다는

깨지고 부서졌다해도 이를 바탕으로 사랑하고 감싸 안음으로써

더 고운 보석을 만들어 낸다면 이 또한 얼마나 좋은 일인가.

늦었다 생각할 때가 오히려 시작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진주로 거듭나자.

여기서 꼭 기억 할 것은 진주는 손상되기 쉬운 보석이라서 여간 소중히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

물과 햇빛에 많이 노출되어도 안 되고 산성에 녹으며 열에도 취약해서 색이 변하기도 한다.

내가 만약 진주로 거듭난다면 스스로를 귀히 여기고 소중히 다루어야 할 것이다.

 

백세 시대를 사는 현시대를 생각하면 그리 늦은 나이도 아닌 오십 대.

어떤이는 지금의 내 나이를 청춘이라 부르기도 한다.

지금이라도 심기일전해서 남은 인생을 더욱 열심히 아름답게 만들며 살아가고 싶다.

지금까지 소극적이고 주어진 삶을 살아왔다면 이젠 능동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자.

육 학년이 되고  칠학년이 되었을 때 흐뭇하게 미소 지으며 만족할 만 한 그런 삶을 만들어 보자.

정녕 가치 있는 진주가 완성되도록 날마다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야지. 

[2016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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