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떠난 날

조회 수 362 추천 수 1 2020.09.12 14:46:18

 

너 떠난 날

 

 

이경미

 

 

 

 

오늘만큼은 떼어놓지 말아야겠다

늘 무심코 쪼개어 쓰던

일회용 나무젓가락, 오늘만큼은

떼어놓지 말아야겠다

 

 

골목 끝 허름한 국숫집

뜨거운 국물로 몸 불린

가락국수를 앞에 놓고

앉아만 있다

 

 

시켜놓은 소주병을 만지작거리며

병뚜껑도 아직 못 열고 있다

떼어놓지 않는다, 붙어 있는 모든 것들

너 떠난 오늘만큼은


박은경

2020.09.12 18:24:20
*.36.72.70

어쩌나,,,국수는 불어터지고 소주는 미지근해 질텐데요

절대로 떼어놓지 않으려면 차라리 포크를 달라고 하시지요

이별의 아픔을 공감합니다

이경미

2020.09.13 10:36:32
*.67.230.50

작가님, 감사합니다.  소주가 마시고 싶어도, 병따개를 보고 만지작거리기만 하면서 병에서 분리를 못하는 마음,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그러면 술을 덜 마시게 되니까, 건강에는 좋을까요? :-)  읽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은경 작가님 그리고 협회 회원 작가님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감사합니다, 이경미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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