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빛 하늘

조회 수 378 추천 수 1 2020.09.26 14:22:24

산불.jpg

 

                                                        주황빛 하늘

 

                                                                                                    정 순 옥

 

   하늘이 주황빛이다. 대형산불로 화염이 미국 캘리포니아 금문교 근방을 휩쓸면서 생긴 현상이다. 대낮 하늘 위에는 신화에 나오는 혼불처럼 검붉은 태양이 눈 부신 햇살을 잃어버리고 잿빛 구름과 연기에 휩싸여 덩그러니 떠 있다. 하늘을 뒤덮은 매캐한 연기는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위기를 겪으면서 쓰고 있는 마스크와 함께 숨이 퍽퍽 막히게 한다. 무슨 재앙이란 말인가-. 팬데믹 코로나 사태에 겹쳐 심각한 산불의 위험까지 겪는 캘리포니아 사람들의 정서가 고통스럽게 흔들리고 있다. 주황빛 하늘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20209, 참으로 으시시까지 하다. 각종 미디어를 통해서 듣는 뉴스는 불안한 현세임을 느끼게 한다. 코로나 위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가족들도 제대로 만날 수 없는 상황인데, 주위에서 일어난 대형산불로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화염으로 대기오염이 아주 나빠져 건강에도 이상이 생길 위험이 크다. 존엄한 생명을 잃는 사람의 숫자가 날마다 늘어나고 있다는 미디어 보고다. 산발적으로 일어난 산불이 진화헬기까지 동원되어 진압은 시켰다 하나 아직도 불씨가 남았나 보다. 며칠이 지났는데도 회색빛 잿가루가 기류를 타고 이곳저곳 날아다니며 내려앉을 곳을 찾아다니다가 심지어는 창 틈새에도 내려앉고 있다. 방문을 열면 매캐한 냄새와 나쁜 잿가루가 재빠르게 쳐들어오는 기분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발 산불 화염이 제트 기류를 타고서 머나먼 바다를 건너 영국 하늘까지 주황색으로 물들였다는 뉴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르룽 쾅쾅! 천둥소리가 몇 번 나더니 번개가 무섭게 번쩍거린다. 한참 후에는 천둥소리 없이 마른 번갯불이 자꾸만 눈을 자극시킨다. 그날 저녁 내가 사는 멀지 않은 곳, 존 스타인 백 생가가 있는 샐리나스 지역에서 자연 산불이 발생하였다는 아침 뉴스가 나왔다. 연이여 카멜 벨리에서 큰 산불이 발생했고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지역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산불이 일어나 안전을 기한다는 뉴스다. 많은 사람이 대피했고 소방관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산불이 진압은 되어 가고 있지만, 인명과 재산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야성적으로 무섭게 달려오는 산불에 홀라당 타버린 마을도 있다. 주황빛 하늘과 을씨년스런 날씨는 자연재해와 함께 공포를 느끼게 한다.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가 동성애 등 창조주의 뜻을 어기는 자유분방한 사람들이 많아 호되게 벌을 받는지도 모른다는 말들이 오가고 있다.

 기후변화가 요동침을 체감한다. 국적 모를 미세먼지가 내 허파로 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두려움 속으로 몰아간다. 언제 어디서 나쁜 바이러스와 만날지 모르니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면서 항시 긴장의 끈을 풀지 못하고 지낸다. 거무튀튀한 회색빛 잿가루들이 떠돌다가 난분분하게 각종 꽃나무나 채소 위에 내려앉아 있다. 내가 사는 곳은 날씨가 흐리고 회색빛 산불연기가 섞여져 한 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려워 대낮에도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켜고 조심조심 운전해야 한다. 이상기후 변화는 지구의 온난화 때문이라니 자연재해는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는 욕심 많은 인간이 자초한 일인 셈이다. 거대한 빙하가 녹아내려 해수면이 높아지니 기후변화가 오고 따라서 자연재해를 몰고 온다니 어쩌라~. 창조주, 사람, 자연과의 소통을 보여주기 위해서 자연재앙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행복은 창조주를 믿으며 자연을 사랑하며 생명 있음을 감사하는 일임을 안다. 그러기에 나에겐 주황빛 하늘이 예사로이 보이지 않는다.

 인간은 자연과 분리되어서 살 수 없는 법. 자연이 파괴되면 인간 생활도 파괴된다는 뜻이 되겠다. 미국 서부는 어쩌자고 대형산불까지 일어나 생활을 더 어렵게 한단 말인가. 가뭄으로 항상 물이 귀한 캘리포니아는 산불을 진압하는데도 물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이 더하다. 며칠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산불을 대피해 담요를 둘러쓰고서 천막생활을 하는 지치고 피곤한 한 사람의 모습이 그지없이 처량하게 보인다. 나의 잘못 때문인 양 가슴이 아프고 우울해진다. 자연과 더불어서 사는 우리 인간은 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물 한 방울, 돌멩이 하나라도 함부로 대하지 않아 자연의 생태계를 보호해 주어야 하리라. 주황빛 하늘은 탐심에 가득찬 인간에 대한 책망을 창조주께서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침을 깨워 쾌적한 느낌을 누릴 수 있는 산책을 하고 싶다. 길을 걷다가 피로해서 쉬고 싶으면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지저분한 회색빛 잿가루에 쌓여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극히 일상적인 생활이 그립다.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뼈저리게 느낀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자연을 벗 삼아 서로 얘기하며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네 일상생활이 제일 행복하지 않겠는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절을 느끼며 신선한 공기와 푸른 잔디와 아름다운 꽃들과 즐거운 새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연의 고마움을 안다. 자연이 있어서 행복하니 자연을 영원무궁토록 아끼며 사랑하여야 하리라.

 주황빛 하늘은 머지않아 파아란 하늘로 바뀔 것이다. 그러면 내 마음도 환해지고 눈 부신 햇살처럼 새로운 희망도 솟아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정상적인 날씨로 변할 것이지만 주황빛 하늘이 주는 암울한 시간을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알래스카에서 들은 거대한 빙하가 바닷물 위로 떨어져 무너지는 소리와 삼림의 불타는 연기로 캘리포니아 금문교 위를 뒤덮고 있는 주황빛 하늘이 내 양심을 흔들어 댄다. 내가 혼탁하고 타락한 시대 속에서도 선한 양심으로 깨어 있기를 바라는 것일 게다. 자연은 지구촌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소통을 하고 싶은 것이리라. 주황빛 하늘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박은경

2020.09.26 19:33:49
*.36.72.70

엘에이 여행을 준비하면서 걱정이 많습니다

다들 지금은 거기 갈 떄가 아니라고 하는데

꼭 가야만 할 상황이어서요

며칠 사이에 많이 호전되기를 기도할밖에요,,,

모두들 평안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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