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에 묻힌 위안부의 눈물

조회 수 342 추천 수 1 2021.03.24 12:23:24

위안부.jpg

 

 

                                                 꽃비에 묻힌 위안부의 눈물

 

                                                                                                                  정순옥

 

 

바람이 휘~ 젖고 지나가니 꽃잎들이 우수수 떨어져 꽃비가 된다. 꽃비는 비가 내리듯 꽃들이 꽃샘 바람에 못이겨 흩뿌려지며 떨어지는 시절이 주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나는 벚꽃 산수유 매화꽃 등 아름다운 꽃들이 떨어지면서 연출하는 꽃비들 중 벚꽃 꽃비에 묻힌 위안부의 눈물을 본다. 활짝 피지도 않은 여들여들한 연분홍 꽃망울이 만개한 꽃잎에 섞여 텅빈 하늘에서 흩날리며 꽃비되어 땅에 떨어져 사람들의 발길에 밟히고 으깨어 가는 모습에서 애잔한 위안부를 생각하니 목이 메인다. 일제 강점기에 힘없는 나라에 태어난 죄밖에 없는데 성노예, 위안부. 근래엔 위안부가 매춘했다고 논문을 발표한 미국 하버드대 램지어 교수의 망언에 꽃비되어 떨어지는 위안부의 속울음이 내 가슴을 쓰리고 아프게 한다.

벚꽃이라 부르면 한국꽃같고 사꾸라라 부르면 일본꽃같은 다른 문화의 이메지를 주면서 한민족의 정서를 민감하게 하는 이중성을 가진 꽃. 지구촌 어디에서든지 좋은 흙과 공기와 물과 여러가지 적합한 환경이 맞으면 자라는 꽃이기에 꽃의 원천은 아무도 모른다. 꽃은 자연이 인간에게 준 아름다운 선물 일 뿐이다. 그런데도 일제강점기 시대에는 자기나라 꽃이라고 조선인이 벚꽃놀이 하는 것도 제지 당했다. 내가 다닌 원평초등학교 교정엔 커다란 벚꽃나무가 몇구루 있었는데 꽃비를 맞으며 언젠가는 없어질 나무를 아쉬워 했던 것 같다. 해마다 가는 봄소풍은 꽃구경하러 금산사로 갔는데 절 입구로 가는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의 아름다움에 취했다가 꽃샘바람에 못이겨 떨어지는 꽃비를 촉촉히 맞으며 집으로 돌아온 후 꽃비앓이을 했던 때도 있었다.

세찬 바람에 못이겨 땅에 떨어지는 꽃잎들은 얼마나 슬플까. 더군다나 활짝 피워 보지도 못한 채 어이 없이도 떨어지는 꽃잎은 얼마나 원통할까. 내 눈엔 꽃비가 연분홍 순결한 소녀 위안부로 보인다. 잊으려 옛날 일을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 않는 역사 속의 짓밟힌 연분홍 꽃잎들이 자꾸만 생각이 나 가슴을 아리게 한다. 수치스러워 침묵으로 많은 세월을 보낸 위안부들이 지금은 기림비로 평화의 소녀상이 되어 성차별과 불평등 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를 위해 싸우고 있다. 다시는 역사의 비극을 갖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깨어 있는 높은 시민 정신이 있기에 위안부 원혼 들도 통한을 승화昇華시켜 새로운 꽃으로 다시 피어 날 아름다운 꿈을 꾸고 있을 것이다.

  학술지 법경제학 국제리뷰(IRLE)에 실린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마크 램지어 교수의 태평양 전쟁의 성계약/ Contracting for Sex in the Pacific War” 논문에서 위안부가 합법적 계약에 따라 자발적으로 매춘했다고 주장해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언젠가 증언하리라는 비장 (悲壯)한 각오로 살아온, 거대한 힘에 억지로 끌려 간 위안부 할머니들의 산증인 앞에 연구 논문 따위가 감히 활기를 치러 하다니-. 본질적인 인권 문제에 관한 전문적인 논문을 쓸려면 직접 현장에서 성노예를 경험한 새까만 머리카락에 앳띈 얼굴이 이제는 허연 머리카락에 주름살 투성이의 할머니들이 되어버린 위안부의 산 증언의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하지 않겠는가. 위안부 강제 모집은 일본 군국주의가 2차 세계대전 기간에 아시아 지역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심각한 반인도적 범죄임을 지구촌 사람들은 모두다 알고 있는 진실이다. 진실은 변할 수가 없는 진리眞理인 것이다. 망언을 한 램지어 교수는 국제사회가 반성을 촉구하고 있고 제자들도 학문의 자유에는 책임과 전문성이 따라야 함을 강조하며 팩트 무시, 중대함 결함을 외치며 공개비판하고 있으니 하루빨리 허위 논문을 철회하고 위안부에게 깊히 사죄를 해야할 것이다.

 위안부, 일본의 침략주의 정책에 따라 일제 강점기 시대를 보낸 우리 민족의 한을 안고 꽃비는 울고 있다. 꽃비에 묻힌 원혼들은 과거와 현제 진리와 허위 사이에서 몸부림 하면서 통곡을 한 후엔 고통에서 벗어나 새희망을 안고 새로운 아름다운 꽃송이로 사랑 품고 피어날 것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는 역사적으로 원만한 관계가 아니어서 언제나 껄끄럽기 그지없다. 정말이지 가깝고도 먼 나라 멀고도 가까운 나라로 얽힌 인연이 많은 사이다. 우리나라에서 꽃비가 내릴때 쯤 일본도 꽃비가 내린다. 나는 슬픈 마음의 위안부 꽃비되어 울고 너도 참회하는 마음의 위안부 꽃비되어 울면 그 속엔 보이지 않는 지구촌 사랑이 생겨 세계는 하나가 될 수 있겠다.

  꽃비가 멈추면 연두빛 이파리들이 더 짙게 봄의 향기를 빚어낼 것이다. 그리고 인내로 또 한세월을 견디면서 새롭게 피어 날 신선한 꽃들을 기다릴 것이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강한 억압에 짓눌려 위안부로 살다간 꽃도 활짝 피워보지 못한 상처가 통곡이 되어 하늘 높이 올라가 꽃비되어 떨어지는 꽃다운 영혼들을 생각하며 나는 눈물방울을 떠뜨린다. 하늘에서는 나라를 사랑하는 원혼들의 통곡 소리가 땅에서는 꽃비가 되어 떨어지는 위안부의 눈물을 맞으며 우는 후세의 울음소리가 바람타고 멀리멀리 평화의 초록바다를 건너가고 있다. 이 소리는 정녕 누군가의 가슴을 뜨겁게 울려 새로운 세계의 장을 열게 될 것이다. 절대로 망각할 수 없는 뼈아픈 역사의 비극이요 과오지만 서로서로 손을 잡고 속죄하고 용서해 주면서 화해하여 따뜻하고 성숙된 새로운 역사의 장은 열어 가야 한다.

나는 꽃비. 너도 꽃비. 우리 모두 마음 속에 사랑 품은 꽃비가 되어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해야 한다. 이 지구촌은 혼자서가 아니라 서로서로 힘을 모아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라고 허락 받은 터전이다. 사랑 품은 꽃비는 억울하고 애잔한 삶을 살아온 위안부들의 눈물이요 또한 너와 나의 눈물이다. 꽃비에 묻힌 위안부의 눈물이 시절 따라 은둔隱遁 했다가 다시금 새로운 꽃으로 피어 날 때 우리는 아름다운 세계를 향한 희망 노래를 부르리라.   


박은경

2021.03.27 14:37:21
*.90.141.135

마음을 울리는 글 

정말 감사합니다

망발하는 사람들은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의 마음은

이해하지 못할거에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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