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건강

조회 수 2247 추천 수 0 2017.09.10 21:24:31


                 갑자기 찾아온 ‘죽음의 불청객’ 막힌 심혈관, 부푼 뇌혈관


# 사례 1=50대 중반의 직장인 ㄱ씨는 최근 뇌 자기공명영상(MRI)를 촬영했다. 1년 전 검사에서 뇌혈관에 작은 꽈리(뇌동맥류)가 발견돼 추적 검사를 받은 것이다. 크기는 별로 변하지 않았지만 의료진은 손목 동맥을 통해 코일을 꽈리부위까지 도달시켜 부푼 부위를 막는 시술(색전술)을 이번 기회에 시도할 것인지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아직은 괜찮다는 판단으로 6개월 후 재검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약물치료와 생활요법을 철저히 하고 정기 외래진료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 사례 2= 50대 초반의 직장인 ㄴ씨는 얼마전 심혈관 조영술 결과 심장 혈관 3개가 50~80%까지 막힌 것이 발견됐다. 평소 가슴에 특별한 통증은 없었지만 약간 답답한 느낌이 있었고 고지혈증과 심하지 않은 동맥경화 소견으로 인해 치료제를 복용 중이었다. 일단 심하게 막힌 혈관 1개만 사타구니 혈관을 통한 스텐트 개통술을 하고 나머지는 약물치료를 하면서 지켜보기로 했다. 그가 심혈관 검사를 받게 된 계기는 멀쩡하던 직장 동료가 갑작스러운 심근경색으로 응급실에 실려간 일이 생긴 직후였다.


뇌출혈·심근경색으로 급사 위험
발병 연령대도 점점 낮아져
고혈압·고지혈증 등 환자는
CT·MRI 조기 검진 등 필요


이상의 두 50대 환자의 경우는 그냥 놔뒀으면 자칫 생명이 위태롭게 될 수도 있었다.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해 돌연사할 수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2010년 한 해 동안 2만3000여명이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 이 중 갑작스럽게 극심한 흉통이 발생하는 급성심근경색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심장급사(돌연사의 일종)가 40%를 넘는다. 심장 혈관(관상동맥)은 모두 3개다. 이 중 1~2개가 80~90%까지 막혀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3개가 모두 50~70%까지 막혀도 마찬가지다. 이런 사람들은 동맥 혈관에 쌓인 피떡(혈전)이 떨어져 나가는 순간 심장 혈관이 막힐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심장 근육에 혈액 공급이 안돼 산소가 떨어지면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완전히 막히면 극심한 통증과 호흡 곤란이 생기는 급성심근경색으로 이어진다. 수분 내에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망하는(심장마비) 비극이 초래되는 것이다


뇌졸중 사망자 수는 인구 10만명당 53.2명(2010년 기준).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의 17%에 달한다. 이 중 80%는 뇌혈관이 막히는 허혈성이고 20%가 출혈성이다. 뇌 출혈의 주요 원인은 뇌동맥류 파열이다. 허혈성보다 응급치료가 어렵다. 환자의 3분의 1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고, 3분의 1은 입원 중 사망하거나 상태가 나빠 수술조차 어려울 정도로 치명적이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 같은 충격과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나타난다.


심근경색이나 뇌출혈은 빠른 병원 이송이 생명을 구하는 관건이다. ▲인천성모병원의 뇌 MRI 촬영(위쪽 사진) ▲분당서울대병원의 심장CT 촬영 장면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센터 채인호 교수는 “과거 심근경색 환자의 대부분이 50대 이상이었는데 최근에는 30~40대 심근경색 환자가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맥경화성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동맥경화성 질환과 흡연은 심장혈관에 가장 치명적이다. 적절한 운동을 매일 규칙적으로 하고,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짜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등 생활습관의 개선이 필요하다.


세브란스병원 순환기내과 최동훈 교수는 “가슴 통증이 있다면 바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하며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협심증이 있는 환자들은 인근 심장질환 병원을 잘 알아두고 주변에도 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장경술 교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뇌혈관 질환의 가족력이 있거나 특히 가족 중 뇌졸중으로 급사한 경우라면 조기 뇌혈관 검진을 통해 예방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혈관 건강.jpg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에서 심장 조영술을 통해 막힌 관상동맥을 뚫어주고 있다(위쪽 사진)

▲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최석근 교수의 설명( 아래쪽 사진)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최석근 교수는 “뇌동맥류의 크기가 매우 크거나, 모양이 동그랗지 않고 꽈리 입구가 꽈리의 지름보다 큰 경우에는 코일 색전술이 적합하지 않다”면서 “두개골을 열거나 구멍을 뚫어 혈관 밖에서 묶어주는 방법도 상당히 안전한 시술”이라고 강조했다.


어제까지 멀쩡하던 친구를 오늘 밤 영정으로 대하는 ‘슬픈 이벤트’, 급성 심·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급사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50대 이후라면 심장 CT나 뇌 MRI를 한번 찍어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의들은 권한다. 심장 CT는 심장혈관의 협착 유무뿐 아니라 심장 주변에 붙은 지방량(심장비만)을 측정하는 데도 활용된다.


건양대병원 박창일 의료원장은 “고위험군은 40대부터 급성 심·뇌혈관 질환 조기발견에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요 대학병원의 특화 종합검진 검사 결과를 보면 평소 증상이 없는데도 뇌출혈 흔적이 있는 경우가 5%나 된다. 증상 없이 심장 혈관이 막혔거나 뇌동맥류가 발견되는 경우는 이보다 더 많다.


심·뇌혈관에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늘 기억할 것이 있다. 즉각적인 병원 이송과 24시간 응급시스템을 갖춘 적절한 병원 선택이다. 심근경색은 5분 이내, 뇌출혈 등 뇌졸중은 3시간 이내에 응급실에 도착해야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소중한 생명을 구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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