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와 조각배
청사 오희영 (Poet Oshell Oh)
기(起):
허허한 대해
노도 닷도 없이
외초로히 가는
조각배와 나그네
승(承):
망망한 하늘
사무친 보고픔이
서름되어,
파도 위에
바래진 나날들은...
이그러진,
살가죽의 청춘인가
핼쑥한,
눈망울에 그릴 사랑인가
전(轉):
가도가도
가는 나그네
망실된 가슴 속에
사랑과 진실은,
깍기우고 깍겨
얼마나 남았는가
청청한 하늘
바람까지 불어 좋은날
여느 뭍에 다은
조각배의 나그네
결(結):
보고픈이들 찿아가
이즈러지도록 안고 울리라
하여
하늘지면,
오손도손 정겹게 얘기하고
하늘 오면
남의 고운손을 잡고
허망한 나그네
못다한 사랑
깍기우고 깍기인
진실을 더하려
하늘에 푸름이 다하도곡
길을,
길을 걸으리라
1978년 8월 2일 초고 1982년 1월 수정 청사 오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