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군 주둔 이후 영욕의 땅
전국 12곳 `여의도 절반` 반환


정부가 수도권 신규 주택 공급지로 선정한 서울 용산구 캠프킴 등 전국 미군기지 12곳이 각 지방자치단체에 반환된다.

용산기지 일부가 한국의 품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은 1882년 임오군란 직후 청나라군이 주둔하기 시작한 이후 138년 만이다.

11일 정부는 미국과 제201차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소파) 합동위원회를 영상으로 개최하고 용산기지 2개 구역을 포함해 전국 12개 미군기지를 돌려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반환이 결정된 주한미군 기지는 △용산기지 내 2개 지역(스포츠필드·소프트볼경기장 용지)과 용산 캠프킴 용지 등 서울 소재 6개 기지 △캠프워커 헬기장(대구 남구) △성남골프장(경기 하남) △캠프잭슨(경기 의정부) △캠프모빌 일부(경기 동두천) △해병포항파견대(경북 포항) △필승사격장 일부(강원 태백) 등 12곳이다.

최창원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이날 정부 합동브리핑을 통해 "동두천, 의정부, 대구 등 해당 기지가 위치한 지자체와 주민이 지역 개발을 위해 조속한 반환을 강력하게 요구해온 기지"라고 설명했다. 용산구 캠프킴 용지는 문재인정부가 지난 8·4 부동산대책 때 3100가구를 신규 공급하기로 한 곳이다.

용산기지 일부 지역은 공원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서울 도심 금싸라기 땅인 용산기지는 전체 용지 면적(2021000㎡) 중 5만3418㎡(약 2.6%)가 반환된다. 극히 일부분이지만 임오군란 당시 청나라군 지휘소가 설치됐던 시기부터 외국 군대가 상주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역사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이날 발표된 기지 12곳을 반환하는 데 드는 오염 정화 비용은 우리 정부가 우선 충당하고, 추후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 측이 '오염 정화에 책임이 없다'는 태도를 일관되게 고수해 정화 비용에 대한 한미 간 공방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측은 이날 △오염 정화 책임 △주한미군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기지의 환경관리 강화 방안 △한국이 제안하는 소파 관련 문서에 대한 개정 가능성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한다는 조건으로 12개 기지 반환에 합의했다. 최 차장은 "나머지 반환 대상 기지들도 최대한 조속히 국민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규욱 기자]
 


캠프킴에 주택, 극동공병단에 감염병원…환경정화 수년 걸려




미군기지 반환지역 12곳 어떻게 개발되나

캠프킴용지엔 공공주택 3100
용산기지 공원조성 속도낼듯
서빙고땅·종교휴양소는 매각

수천억원 오염정화비용
美 "책임 없다" 입장 되풀이

80곳중 12곳 반환여부 못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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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1일 미국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를 열고 용산 일부를 비롯해 주한미군 기지 12곳을 반환 받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용산 미군기지 전경. [이충우 기자]
주한미군이 전국 12개 기지를 반환하기로 하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계획했던 개발사업들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주한미군 기지들이 유류 등으로 토양이 오염돼 있고 정화작업과 매각 절차 등을 감안하면 최소 2~3년 뒤에야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양국이 11일 합의한 주한미군 반환 용지 면적은 총 1453549㎡(439698평) 규모다. 서울 도심의 금싸라기 땅으로 평가되는 용산기지 내 일부 지역도 포함됐다. 용산기지 내 국립중앙박물관과 인접한 스포츠필드와 소프트볼장(5만3418㎡)은 향후 용산공원으로 조성된다. 정부는 한미가 2003년 용산기지를 경기 평택으로 이전하는 데 합의한 이후 용산기지를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한미연합사령부 본부 등 일부를 제외한 용산기지 내 대다수 미군 시설은 평택으로 이전해 폐쇄된 상태다. 용산구 캠프킴 용지(4만5721㎡)는 정부가 발표한 8·4부동산대책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양여해 공공주택건설 용지로 활용된다. 니블로 배럭스 용지(순천향대 병원 인근 한남동 670 일대·29012㎡)는 원소유주에게 반환되고, 서빙고 용지(5034㎡)와 8군 종교휴양소(1만9898㎡) 용지는 매각된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극동공병단(4만5049㎡) 용지엔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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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캠프 모빌 용지 일부와 의정부 캠프 잭슨은 각각 지자체에 매각된다. 미8군 전용 골프장으로 사용돼오던 성남 골프장 역시 매각이 추진된다. LH가 구매해 지난 8·4대책에서 태릉 골프장을 택지로 내놓은 국방부에 양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구 캠프 워커 용지는 지자체 매각을 통해 도로가 건설되고, 해군포항파견대와 강원 태백 필승사격장 일부는 우리 군이 사용할 예정이다.

단 정부 당국은 기지 반환 이후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환경 오염 정화 작업에 2∼3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은 오염정화를 위한 세부적인 환경조사를 곧 시행할 계획이다.

이날 12개 기지가 반환되면서 향후 추가 반환될 기지는 12개소가 남게 됐다. 면적만 22954168㎡(6943635평) 규모로 여의도 면적의 8배에 달한다. 이 가운데는 1967582㎡(약595만평)에 달하는 용산기지 나머지 부분도 포함된다. 용산기지 중 극히 일부만 이날 반환이 결정된 것은 아직 미국 측이 폐쇄를 하지 않았거나 일부 시설물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 요구에 따라 수도권 6곳 등 전국 12개 기지를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게 됐으나, 환경오염에 따른 정화 책임을 둘러싼 한미 간 공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들 12개 기지는 모두 국내법상 토양오염우려 기준을 초과하는 유류 또는 중금속 오염이 확인됐다.

한미는 그간 합동실무단을 꾸려 오염정화비용 책임에 대한 협의를 지속해왔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국제환경법상의 '오염자 부담 원칙'을 근거로 미군이 정화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반면, 미군 측은 SOFA 조항 등을 내세우면서 정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OFA 제4조1항은 '미국 정부는 대한민국 정부에 시설과 구역을 반환할 때 미군에 제공됐던 당시의 상태로 원상회복해야 할 의무를 지지 아니하며, 대한민국 정부에 보상해야할 의무도 지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 미군 주둔지 어디에서도 정화비용을 부담한 전례가 없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정부는 향후 이 조항을 개정하는 것을 미측과 협의해나가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또 전 세계 미군 주둔지 어디에서도 기지 반환 시 정화비용을 미측이 부담한 전례가 없어 해당 조항이 개정될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군은 독일에서 유일하게 환경오염 정화비용을 일부 부담했으나, 그 대신 양국 간 협정은 미군기지의 잔존가치(건설물 등)에 대한 보상책임을 독일이 지게 했다.

정부는 '선 반환, 후 협의'를 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반환된 용지들의 오염정화비용을 우리 정부가 먼저 대고 향후 미측과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지난해 말 한국에 반환된 이후 현재 토지오염 정화 작업이 진행 중인 원주 캠프 이글 등 4개 용지 역시 우리 정부가 정화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이에 앞서 반환이 완료돼 이미 개발해 사용 중인 전국 54개 기지 역시 마찬가지다. 국방부가 현재까지 정화작업을 완료한 24개 기지에 대해 부담한 정화비용은 약 22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정화 작업이 진행 중인 곳과 향후 반환 받을 주한미군 기지의 오염정화비용을 고려하면 수천억 원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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