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시] 가난한 겨울

조회 수 115 추천 수 1 2021.01.05 06:22:39

가난한 겨울/ 청조 박은경

 

하얀 눈 소복히 내리고

천하가 꽁꽁 얼어붙은

어느 겨울 아침

 

인적 없는 골목에

애꿎은 삽살이만 컹컹 울어대고

옆집 굴뚝에 연기 오른다

 

빈 쌀독 들여다보고'

하나 남은 라면을 부숴

한숨으로 끓인 멀건 죽

부부의 아침 식사

 

기멍 친 개숫물

구정물통에 부으니

쩡 하며 깨지는 심장 소리

 

달래 냉이 쑥 만나는

새봄이 오려면

아직도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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