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장암이 급증하고 있다.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악성 종양인 대장암은 붉은 살코기를 많이 먹는 서양의 선진국에서 자주 발생하는 암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서구식 식생활이 일상화되면서 대장암이 빠르게 늘고 있다. 소고기, 돼지고기 등 붉은 색 살코기와 햄, 소시지 등 가공 육류를 즐겨 먹으면 대장암 발병률이 높아 질 수 있다. 감자튀김처럼 트랜스 지방이 많은 음식도 피해야 한다. 반면에 채소와 과일은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대장암 예방에 좋은 5색 채소와 과일을 추천하고 있다. 붉은색-사과, 노란색-고구마, 초록색-양배추, 흰색-마늘, 보라색-블루베리 등이다. 하루 권장 섭취량은 200g 정도로 과일은 야구공 두 개 크기, 나물 같이 익힌 채소는 한 컵, 생 채소는 두 컵에 해당하는 양이다. 현미, 보리 등 통곡류, 콩류, 해조류도 권장 음식이다.
이들 식품은 어떻게 대장암을 예방할까. 붉은 살코기와 동물성 지방을 먹으면 소화를 위해 담즙산의 분비가 촉진된다. 육류를 소화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장에 내용물이 머물러 있는 시간도 길어진다. 이렇게 되면 대장 점막세포가 손상되면서 암세포가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식이섬유가 많이 든 채소와 과일을 자주 먹으면 장의 기능이 활성화돼 음식물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이 단축된다. 여러 발암물질이 신속하게 대장을 통과하면서 대장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이 확 줄어드는 것이다. 식이섬유는 또한 대장 안의 유익한 세균에 영향을 끼쳐 발암물질의 작용 자체를 억제한다.
특히 사과에는 식이섬유의 일종인 펙틴이 풍부하다. 기름진 음식 등으로 장이 산성화되면 나쁜 균이 증식하기 쉽다. 이 때 펙틴은 장을 약산성으로 유지하며 나쁜 균의 증식을 억제하는데 도움을 준다. 사과를 먹으면 나쁜 균이 약해지고 좋은 균이 살아나게 된다. 펙틴은 대장에 쌓여 단단해진 변을 부드럽게 해 배변을 촉진한다. 이는 변비뿐만 아니라 설사에도 도움이 된다. 변비일 때는 사과를 통째로 먹는 것이 좋지만 설사를 할 경우에는 갈아서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모든 암이 그렇지만 대장암도 조기 발견이 최선이다. 일찍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된다. 대장암의 권위자인 김원호 연세대 의대 교수(소화기내과)는 "대장암은 내시경으로 2차 예방이 가능한 종양"이라며 "대장 내시경은 적절한 간격으로, 한번 할 때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식이섬유의 일일 최소 권장량 이상을 꾸준히 먹으면 대장암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