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겨진 자화상/ 자유시

조회 수 130 추천 수 1 2021.04.25 19:36:47

구겨진 자화상. 청조 박은경

 

내일이면 집으로 돌아가는 날

며칠간의 짧은 만남은 늘 아쉬움 가득

주부들 저녁 설거지를 하고

거실로 가니 영화를 보고있는 남편들

 

옆에 앉아 얼마나 남았는지 물으니

한시간도 더 남았다 한다

이걸 꼭 지금 봐야 하느냐 물으니

집에서는 못 들어가는 체널이란다

 

마지막 날 저녁시간을 둘이 영화 보고

나는 컴퓨터 친구는 아이패드 

그렇게 시간을 보내야 하겠느냐 

물으니 대답이 없다

 

욕설이 난무하는 죽이고 또 죽이는 

영화 소리에 묻혀버린 나의 소망

 

노트북 컴퓨터를 접어 가방에 넣고 

아이패드 보다가 선잠 든 친구 옆에서 책을 읽는다

 

영화를 다 본 남편들 화장실 다녀오더니

이젠 돌이서 전쟁놀이 게임을 시작한다

평소에 인터넷으로 늘 함께 노는 게임

 

남의 집에서 부부싸움을 할 수는 없기에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부아를

여행 가방 속에 꼭꼭 접어 넣었다

 

집에 가면 구겨넣은 부아가 잘 삭았을까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참을 인()자를 이마에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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