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거시기

조회 수 113 추천 수 0 2021.05.14 14:04:18

< 복숭아 거시기 >

 

복숭아 거시기를 어찌 만드냐 하셨소?

 

암, 난 알지

많이 만들어 봤거든

아니, 내가 만든 게 아니라

울 아부지 만드실 제

곁에서 유심히 봐 뒀지…

 

광 속에 땅을 한 길 파고는

큰 장독을 목까지 묻어요

뒷 산 복숭아 밭에서

향이 근사하고 단물이 줄줄 흐르는

백도 몇 지게 저다 넣고

설탕을 켜켜 뿌리고 정성스레 덮었소

그건 한 해의 성스러운 예식

 

그 다음은 고난의 시간

몰래 침을 꼴깍꼴깍 삼기면서도

한 달을 버티십디다

울 아부지 용해!

 

그래도 울 아버진 절대로

복숭아 거시기라 안 하셨소,

몸에 좋은 과일 엑기스.

가끔씩 광 속에서 노래 소리 나고

웃통 벗고 주무셔서 그게 탈이었지

 

그 신비스런 맛을 음미하는

울 아버지 표정이 더 신비스럽고,

그래서 나도 얼른 어른이 되고 싶었소

 

구름 흐르고 세월 흐르고

기억 한켠에 장독을 묻고

머리 허연 아들들이 오늘

그 신비한 추억에 웃고…

 


박은경

2021.05.15 08:18:21
*.90.141.135

그 복숭아 거시기가 뭐신지 딥다 궁금허네요 ㅎㅎㅎ

을매나 맛이 좋을지 상상만 해 봅니다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미국 질병예방 통제국(CDC) 강조하는 코로나91 증상과 주의 사항 file 웹담당관리자 2020-03-15 7626 3
공지 문예진흥원에서의 <한미문단> 지원금과 강정실에 대한 의혹 file [6] 강정실 2017-12-15 29745 12
공지 2017년 <한미문단> 행사를 끝내고 나서 file [5] 강정실 2017-12-14 27313 7
공지 미주 한국문인협회에 대하여 질문드립니다 file [9] 홍마가 2016-07-08 47363 12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웹관리자 2014-09-27 44016 5
1877 오지항아리/ 자유시 file [3] 박은경 2021-11-10 258 1
1876 상추 깻잎/ 단시조 박은경 2021-11-10 717  
1875 [시]---어떤 해후邂逅--[사진첨부]-------[SH] 오애숙 2021-11-09 212  
1874 가을 이야기-2 (인생)---[사진 첨부] 오애숙 2021-11-09 184  
1873 [시]---연시조: 가을이야기/ 인생 오애숙 2021-11-09 221  
1872 [시]----겨울이야기(넘어졌다 일어섬의 사유)--------[SH] 오애숙 2021-11-09 163 1
1871 인생 이야기/은파-----[ SH] 오애숙 2021-11-09 142  
1870 서정시: 가을 이야기/은파---[SH] 오애숙 2021-11-09 131  
1869 가을 이야기 오애숙 2021-11-09 102  
1868 [시]--------당신은 모르실 거야--2 오애숙 2021-11-09 99 1
1867 [시]----서정시: 동행/은파 오애숙 2021-11-09 109  
1866 [시]-------연시조 : 당신은 모르실 거야 [1] 오애숙 2021-11-09 146  
1865 [시]---이 가을, 또 하나의 그리움--------[SH] 오애숙 2021-11-09 113 1
1864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행시 박은경 2021-11-09 98  
1863 손주의 엉덩이 박은경 2021-11-09 106  
1862 [시]----인생고락간 사유(만추 풍광속의 사유) -- [SH] [1] 오애숙 2021-11-08 145  
1861 [시]-------연시조: 만추 풍광의 사유 오애숙 2021-11-08 134  
1860 [시]-----현대시:만추 풍광의 사유-------[SH] 오애숙 2021-11-08 150 1
1859 연시조/ 가을 호수 file [2] 박은경 2021-11-08 750 1
1858 [시]---시인의 정원, 사유의 날개/은파 [2] 오애숙 2021-11-07 19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