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시조] 수건의 삶-부제; 슬픈 수건

조회 수 181 추천 수 1 2020.09.27 06:22:09

수건의 삶 [부제-슬픈 수건]/ 청조 박은경

 

손님방 화장실에 예쁘게 걸려있는

색깔 고운 수건들 우리집 얼굴 마담

철따라 바꿔 걸어도

장식용에 불과해요

 

어머니 앞닫이 안 가득 쌓인 행사 수건

아끼느라 못 쓰고 모셔둔 채 몇십 년

이제는 원하는 이 없어

발걸레로 쓰이네요

 

바닷가 모래밭에 흙투성이 비치타월

긴머리 둘둘감기 제일 편한 세면타월

닳아서 얇아졌어도

제일 행복한 수건들.

20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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