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밀이의 일기

조회 수 286 추천 수 2 2020.09.14 16:38:09

어느 때밀이의 일기

 

 

이경미

때밀이수건.jpg

‘숙식 제공 때밀이 구함’

천벌 짓고 도망쳐 든 지하 목욕탕

천년 때 밀어 보자, 엎드려 살자 했던 세월

 

 

탱탱한 년

쭈굴한 년

대학교수란 년

골목길 순대집 할메

친일파 손녀딸 년

소련년 일본년 중국년 다,

손님

 

 

몸을 만지니

속 때가 보이고

피흐름이 들리고

경락 따라 혈점 따라

퉁퉁 부은,

목욕탕 수증기 먹은 몸이

불린 때처럼 천벌을 녹여

보시가 된 세월

 

 

한국표준직업분류, 그것에 따라

더는 천한 업식이 아니라나 뭐라나

창피해하지 말고, 자부심

자부심을 느끼라나 뭐라나

참, 창피로 치면

까만 팬티 까만 브라, 챙겨 입는

내가 왜

옷 벗고 들어 온 년들이라면 몰라도

 

 

세신사(洗身士), 안 하련다

됐다

무슨 득이 된다고

30년 찾아오지 않는, 아들

하나 갖지 못한 나에게

 

 

이대로 살다가, 나

이태리 한번 가보고 죽을란다

깔깔한 타올로 문질러댄 인생

다, 이태리 타올 덕분이다

이태리 한번 가보고 자팠다

됐다 그거면 됐다

 

 


강정실

2020.09.15 14:29:25
*.50.110.229

이태리 때밀이 타올을 주제로 시대상황의 작황,  세상살이를 시니컬하게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태리 타올을 개발한 사람이 부산 사람이고, 저 보다 몇 살 많은 학교 선배입니다.

이때 비슷한 타올이 시장에 나오면 특허증을 갖고 고발,고발 엄청난 고발을 했고,

나중에는 이 사업에 손을 때면서 그동안 번 돈으로 부산역 오른쪽에 있는 호텔을 건축한

사연이 있는 타올입니다.

박은경

2020.09.16 07:58:44
*.36.72.70

우와 완전 멋져요

자부심으로 떄를 밀고 시를 쓰고

저도 이태리 베네치아 가 보는게 꿈이었지요 ㅎ

멋진 시 즐감하고 갑니다,,,이경미님^^

권온자

2020.09.16 16:47:01
*.135.98.24

이경미작가님!

아직도 산불로 인해 방안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나요?

 

처음접한 어린시절의 이태리타올은 언니가 밀어줄때마다 

아팠던 기억이 납니다.

 

이경미

2020.09.17 07:58:14
*.67.230.50

(오레곤 산불에 대하여)... 네, 권온자 선생님, 아직도 집안에서 마스크를 두겹으로 쓰고 그 안에 티백을 넣어 냄새를 조금이라도 피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좀 낳습니다. 곧 좋아지겠죠... 권온자 선생님, 김두현 선생님도 조심하세요.... 서부에 계시는 회원님들 모두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강정실 회장님의 부산 인연에 그렇게 또 이태리 타월에 직접 관련된 분이 계셨군요!!  박은경 시인님도 코로나가 끝나고 여행이 자유로워지면 이태리 여행의 희망, 꼭 이루시길 바래봅니다... 편안한 하루 되세요 ~  감사합니다, 이경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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