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도 추억을 먹는 게지… >
파나마 북쪽 고산지대에
아주 시원하고 상큼한 기후에
숲이 우거진 평화로운 산골 마을
하루는 길을 걷다가 우연히
흐르는 개울 옆 미나리 밭을 보았소
어찌나 반가운지 눈이 휘둥그레 탄성을 질렀지
잎을 뜯어 냄새를 맡았더니
어째 여기서도 고향 냄새가 날까!
그 상큼한 향, 초장에 버무리면
생각만 해도 침이 꿀꺽…
그런데 조금 더 가다가
길가에 너부러진 호박넝쿨을 보았소, 조선호박!…
조선 사람이 이역만리 예까지 뿌리를 내린 겐지
우쨌든 우린 체면을 무릎쓰고
호박잎 쌈을 탐했소
제대로 된 된장찌개 양념장 구색을 갖추진 못했지만
그런대로 근사하게 입이 호강을 하고…
아마도 우린 추억을 먹는 게지
나는 거기 가서 살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고,
애들 등살에 말도 못 꺼내지만…
지구촌 한가족이란 생각이 드네요
저도 과테말라 선교여행 갔을때
추억 어린 붕어빵도 만들고 강냉이 튀밥도 먹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