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구실
언어는 인간이 발명한 최대의 저주요 지고의 행복이다. 인간의 언어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다. 인간의 언어의 추
상성이 고도화되는 작업은 바로 그 욕심의 충족을 위해 필요 불가결한 과정이다.
언어가 추상화되는 가장 큰 이유는 그 심볼리즘 속에 보다 많은 의미체계를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명의 진전
과더불어 언어의 추상성과 함축성은 그 약속된 규칙들의 축적된 궤도 위에서 중대의 일로를 걷는다. 그 심볼리
즘은 개념에 그치지 않는다. 개념과 개념을 연결하는 문장에 그치지도 않는다. 문장과 문장을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언어 배면의 현부에까지 그 심볼리즘은 확대되어 나간다.
-화이트 헤드 저, 김용옥 옮김, 이성의 기는 탈서 부분(통나무,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