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조회 수 71 추천 수 0 2020.09.12 13:20:57

사과 (謝過)

 

이경미

 

 

그 큰 죄 지은 너에게

요구하는 것이 고작,

사과라는 게

영 용납이 안 됐다

분했다 (어렸을 때)

 

 

네가 사과한다 해도

덮고 묻고 지우고 덧칠하고, 살 자신

없다고 울었다 (조금 큰 후)

 

 

백 년 잠자고 일어난 3월 1일 아침은

나더러 대단하단다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

최고의 형벌이며

최고의 사랑이란다

 

 

이웃이기에 해야 하는 가장 힘든 선택이란다

 

 

그러니 쉬이 오지 않는 사과에 대해

초조해 하지 않기로 했다 (백 년이 지난 후)

그 큰 요구를 선택한 나

아픔까지 자랑스러운 백 년이 품은

3월의 딸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21 전 이대로 잘 살아요 이경미 2020-09-12 65  
20 농구코트에서 (산문시) 이경미 2020-09-12 75  
19 순댓국집 이경미 2020-09-12 77  
18 1월을 위한 노래 이경미 2020-09-12 78  
17 먼지 이경미 2020-09-12 79  
16 너 떠난 날 이경미 2020-09-12 67  
15 꽃의 비밀 이경미 2020-09-12 74  
14 T팬티 이경미 2020-09-12 69  
» 사과 이경미 2020-09-12 71  
12 와이셔츠 이경미 2020-09-12 58  
11 어느 때밀이의 일기 이경미 2020-09-12 75  
10 마음의 속옷 이경미 2020-09-12 65  
9 대사관 앞 풍경 이경미 2020-09-12 63  
8 지짐이 이경미 2020-09-12 63  
7 대형 서점 이경미 2020-09-12 65  
6 60살의 사랑 이경미 2020-09-12 70  
5 우유 이경미 2020-09-12 47  
4 꿈파수 (초등 고학년 동화) 이경미 2020-09-12 65  
3 신비한 지하식당 (어른이 읽어도 좋을 동화) 이경미 2020-09-12 60  
2 부부의 하루 (단편소설) 이경미 2020-09-12 68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8.09.19

오늘 조회수:
0
어제 조회수:
0
전체 조회수:
22,470

오늘 방문수:
0
어제 방문수:
0
전체 방문수:
8,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