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떠난 날

조회 수 67 추천 수 0 2020.09.12 13:22:54

너 떠난 날

 

 

이경미

 

 

 

 

오늘만큼은 떼어놓지 말아야겠다

늘 무심코 쪼개어 쓰던

일회용 나무젓가락, 오늘만큼은

떼어놓지 말아야겠다

 

 

골목 끝 허름한 국숫집

뜨거운 국물로 몸 불린

가락국수를 앞에 놓고

앉아만 있다

 

 

시켜놓은 소주병을 만지작거리며

병뚜껑도 아직 못 열고 있다

떼어놓지 않는다, 붙어 있는 모든 것들

너 떠난 오늘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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