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
은파 오 애 숙
희미한 가로등 밑에 걸어갈 때면
그 옛날, 그 자욱한 안개 길 속에서
안개비 맞으며 걷던 그 길 생각나네
밤안개 사이로 활짝 핀 벚꽃 향그럼이
간지럼 타고 살 속으로 파고 들었던
그 옛날 풋풋한 시절의 수많은 추억들
밤새 하얗게 거닐다 어둠 몰아내고
조요히 빛줄기 맞이하던 어둑새벽
그하늘 거리에, 가슴 스치던 그 환희
옛 앨범에서 푸른 꿈 안고 물결 치는
소녀를 집어낸 눈에 눈물 고이는 건
해맑은 시절, 그리움이 일렁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