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안개비
은파 오애숙
1
안개비가 하얗게 내리는
쓸쓸한 어느 가을 아침
갈대밭 사이를 걷노라니
촉촉이 젖어드는 싱그런
풀잎에 또록 이슬 맺히며
어느새 해맑음 미소하네
하얗게 하얗게 날 감싸던
그 안개비가 걷히고 내게
다가와 미소하며 웃음 짓네
2
안개비가 하얗게 내리는
쓸쓸한 밤 되어 호젓이
갈대밭 사이를 걷노라니
내게 한때 잊혀진 사랑이
소리 없이 내 맘에 스미며
옛시인의 노래로 다가오네
하얗게 하얗게 날 감싸던
그 안개비가 내 사랑처럼
다가와 포근하게 감싸 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