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시조
당신은 모르실 거야 /은파 오애숙
당신은 이가을이 깊숙이 들어가면
갈수록 망울망울 그리움 꽃이 되어
가슴을 진정 시리게 한다는 걸 아는가
산양도 오손도손 푸르른 초장에서
퍙화론 향내음에 서로가 사이좋게
초원에 노닐었던 때 노래하고 있기에
태양도 설자리를 잃고서 먼발치서
한낮에 불꽃 튀던 그때가 그립다고
그때를 추억하는 걸 그대 진정 아는가
당신은 제 뜻 아닌 한여름 물안개가
계절의 이치 속에 늦가을에 서리꽃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사유하여 봤는 가
가을이 더욱 깊어 갈수록 등 떠밀려
세월을 잡지 못해 풋풋한 그 옛날을
아련히 떠오를 때에 가슴 시려 오고에
그 옛날 동화 나라 꿈꾸던 앳된 소녀
아련히 떠오르매 가을 녘 검불 속에
머리를 둘 곳 없다고 고개 떨군 다는 걸
갈바람 둔갑한 소슬바람 불 때 되면
갈꽃이 은빛 날개 펼치어 미소하며
휘리릭 아름다웁게 휘파람을 불어도
가을이 깊어가면 갈수록 찬란했던
오색빛 무지개가 멍울을 남기기에
눈시울 붉혀지는 걸 모를 거야 당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