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에도 목련꽃은 피고있다
입춘 / 석정희
내 가슴 적시며
오래 전에 흘러 가버린
간절하던 강물소리 순간 오롯이 살아나
바다로 가는 밤 지샌 아침
창에 담기는 목련 한 그루
일어나 꽃들을 깨우고
부산하게 둥지를 드나는 새
물고 온 기별 알 깨는 그날
되새김하던 슬픔의 씨앗 골라
묻었던 잡초들조차 일어서는 아침
향기 날리며 땅을 덮는
목련꽃잎에 가리우는 어제의 그늘
햇살도 어제의 볕이 아니게
풀밭 감싸 안는 날
양수 터지듯 흐르던 눈물 마르고
고통 뒤에 듣는 고고의 소리
창을 타고 넘나들며
꽃을 깨운다 꽃물을 들인다
난석 시인님, 평안하십니까? 까치설날인데 간만에 방문하여 좋은 시 읽었습니다.
15년 전의 졸시 1편이 생각 나서 여기 옮겨 봤습니다.
우리의 고유 명절 '설'을 잘 보내시고 늘 건강, 건필하시기를 빕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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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오정방
아직도
겨울은 그대로 머물러 있다
산마루에도
계곡에도
들판에도
그 잔해가 늑장을 부리고 있다
겨울 속의 봄인가
봄 속의 겨울인가
간단없는 시간은
누구도
거꾸로 돌릴 수 없다
이미
봄은 문턱을 넘어 왔다
지필묵을 준비 못해
'입춘대길'은
마음에만 새긴다
<2001.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