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슨의 여름 축제 [2012년 8월]

조회 수 259 추천 수 0 2021.06.28 08:07:47

개리슨 여름 축제

오늘 마을 축제의 막을 내렸다. 몇달간의 준비와 사흘간의 즐거움이 내년을 기약하며 떠나려한다. 이번 주말 야간 근무를 해야만하고 또 이 마을의 신참인 나는 행사의 많은 일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마을 회의에 참석해 필요한 물품을 기증했고 오며가며 행사장의 분위기를 느껴보기도 했다. 이백명 남짓의 작은 마을에서 이렇게 큰 규모의 행사를 십 칠년째 계속 한다는 말에 새삼 놀라며 앞장서서 일하는 마을 회장과 간부들의 노고에 감사함을 전한다.

큰 호숫가에 위치한 개리슨은 계절별 관광지로 오월 초 배낚시 시즌을 시작으로 여름을 맞는다. 미네소타 주 정부에서 관리하는 각 지역 호수는 물고기들의 산란 시기에 맞춰 낚시 기간을 정하고 또 크기를 정해서 산란 가능한 18~24인치 사이의 물고기는 잡아도 도로 노와주어야 한다. 즉 어린 고기나 늙은 고기만 잡아야한다. 팔뚝만한 크기를 한보따리 잡은 사람도 있고 사람의 키 반이상되는 큰 물고기를 잡아 사진찍어 온 사람도 있다.

우리 호텔도 이 기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여름 장사에 들어간다. 주말 예약 전화가 쇄도하고 주중에도 객실이 반 정도는 차는편이다. 특히 각종 행사가 있는 주말에는 한 달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근처에 숙소를 찾기 어렵다. 올해는 겨울의 이상 기온 때문인지 초여름 날씨도 엉망이어서 오월에 이상 기온으로 찜통을 만들더니 유월에 오히려 추워서 히터를 틀어야했고 장마중에 골프공만한 우박 세례로 화초들이 봉변을 당하기도 했었다.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일센치 크기의 고약한 냄새나는 피시플라이와 새끼 손가락 크기의 메이플라이는 피할수 없는 불청객-무료 숙박객으로 두 주 정도 매일 전쟁을 치러야했다. 그래도 낚시광들과 골프 손님들을 몰아다주니 고맙다고 해야 하나? 올 여름 특별 상품으로 근처의
골프장과 낚시배 이용권을 숙박 손님에게 제공하는 아이디어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른 광고도 없이 호텔 홈페이지에 할인상품을 광고한것이 큰 효과를 거두고있어 여간 다행이다.
유월 초에는 골동품 자동차 쇼가 있어 희한한 차를 많이 보았고 유월 말에는 국토 종단 오토바이 대회가 이 지역을 지나는 관계로 한바탕 사람들이 몰리기도 했다.
칠월초에는 독립기념일 행사로 호수 가득 성조기를 단 배들이 퍼레이드를 하고 또 밤에는 호수위로 불꽃놀이에 천둥 번개까지 겹쳐서 두배를 불꽃쇼를 보기도했다.

칠월의 마지막주를 장식하는 개리슨 축제는 마을 교회를 전시장으로 만들었고 아름답고 섬세한 수공예품 작품들은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그저 구경만 할 뿐 너무 비싸서 살 엄두를 내지 못했다. 매일 저녁 야외공연과 무도회 그리고 빙고게임과 경품권 추첨을 하고 둘쨋날 아침에는 하프마라톤과 각종 운동경기가 있으며 아이들을 위한 세발 자전거 경기와 유모차 경기도 있고 아이스크림 먹기 대회 어린이 록밴드 대회 등 행사중에 소외당할 수 있는 아이들을 위한 섬세한 배려도 보기좋았다. 고운 꽃장식의 마차들와 어른 아이 카우보이들 밴드와 광대들의 퍼레이드도 볼 만 했고 매일 메뉴를 바꾸어 제공하는 많은 먹거리와 크고 작은 상금이 걸려있는 보물 찾기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다. 마지막 날 새끼돼지 몰기
행사에는 마을의 대표격이 어른들이 총 출동해서 돼지들과 뒹굴며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렇게 칠월이 가고 여름이 가고있다. 물론 아직 팔월이 있고 작년처럼 긴 여름을 바라지만 크고 작은 여름 행사들은 마을 축제를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이 많은 행사들을 계획하고 진행한 마을 회원들은 이제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추스르며 또 가을 행사를 계획할 것이다.
다친 무릎에 압박붕대를 감고 동분서주 고생한 회장 부인과 마을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는 많은 회원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해를 거듭할수록 지역 사회가 아름답게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빌어본다. 그리고 내년에는 내게도 함께 봉사할 기회가 올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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