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여름호 ⟪한미문단⟫에 게재되어 있는 세 편의 시, <짧은 만남 먼 이별>, <아메리카 꽃 마차>, <강강수월래(5)> 중
비평이 아닌 반응의 글, 시나 수필 혹은 독후감 등 아무런 조건 없는 글을 써서 보내는 분들에게 소정의 선물과 함께
그 글을 모아 시와 함께 책으로 출간할 예정입니다.
전화: 323-551-7315
POBOX: Bo Kyung Kim. P.O. Box 1254. South Pasadena CA 9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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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만남 먼 이별
김보경
당신을 만나지 못한 이유는
그리움이 소멸될까 두려워서입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어지듯이
우리의 사랑도 멀어 가는 듯하지만
반짝이는 뭇 별로
항상 그대 곁에 머루를 것입니다.
그대 창가에 비바람 몰아쳐도
떠도는 흰구름으로
출렁이는 물결로 굽이굽이 헤매다가
그대 가슴에 모루를 것입니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 왔기에
한순간의 꽃으로 만나
스러져 가는 이슬이 되야 할까요.
별과 별
몇억 년 거리에 있을지라도
그대여 그대 그리는 나의 영혼은
서걱이는 바람소리로
나뭇잎에 떠돌다가
저녁황혼으로
그대 창문을 노크할 것입니다.
단 몇분간의 짧은 만남
영훤히 사랑한다는 말을 잊은 채
기약도 종점도 없는 슬프고도 먼
이별의 열차를 타야 했습니다.
강강수월래(5)
그대여
그대가 내 곁에서 멀어질수록
강강수월래를 춤추겠습니다.
눈에서 눈
이마에서 이마
가슴으로 가슴으로
포옹하며 달려오며
포옹하며 달려오며
쓰러지며 미어지도록
사랑하겠습니다.
그대가 멀리 떠나갈수록
점점 가까이 들려오는 최루탄의 포성
그리움을 헝클러 내리는
피눈물의 눈꽃들
이곳 머나먼 대륙에
한발자욱씩 고이 심겠습니다.
그대가 떠나는 날
역사를 가로질러 달려온 민족의 혼
고국에서 못다 부른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아메리카 꽃마차
대서양의 북서풍과
태평양의 북동풍이 마주하는 자리에
싸늘한 언어로 체온 녹이며
불을 피우는 아메리카 대륙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문화들이
아우러져 춤추고 있다.
백인은 백인들끼리
코리안은 코리안들 끼리 모두륵.
아프리카인들은 아프리카인들끼리
그리스인들은 그리인들끼리 모두륵.
모여앉아 불 밝히며
꽃밭을 일구는 마음
서로의 이질문화 속에
어디 불협화음이 없으랴만
울리는 비하모니마저 하모니로 만들며
흐르는 강물.
서로에게 의지하는
갈대가 되어
밀치며 이끌며 가는
마차는 무겁기도 하구나.
여러 형형 색색들들의
꽃가방들 등에
둘러메고 가지못해
이레착저래착
이리 뛰둥 저리 뛰둥
이리 삐걱 저리 삐걱
쓰러지고 일어서고
부러졌구나. 결국은 쓰러졌구나.
이번은 정말로 의사를 불러야 하겠구나
북태평양과 북대서양이 마주 한곳에
다양한 색깔들을 싫은 꽃마차가
신음하고 있다.
광활한 들판에 모진 북풍 대하여 싸우듯
호올로 테러전화 갖가지 문제 등을 안고
아메리카가 신음하고 있다.
이레착 저레착.
* “모두륵” 은 제주 사투리. 사람이나, 동식물들이 비슷한 것들 끼리 몰려 있음을 말함.
끼리끼리 모여 있음을 말함. 가령 먹다남은 멜론을 뒤뜰에 버렸을때 한까번에 씨앗들이 움터 많은 모종이 함께 모여있는 형태를
표현할때 씀. 발음할때는 한자 한자 읽는 것이 아니라 글 한자 읽듯이 세글자를 빨리 붙여서 미끌어지게 이어서 발음한다. 모두륵
* 이레착 저레착. 비틀거림. 지그재그로 걷는것을 말함. 수레나 짐이 너무 무거워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겨우 왼쪽으로 가다가
막히고 또 오른쪽으로 가게 되는데 오른쪽 역시 막혀서 또 왼쪽으로 가는 형태의 걸음걸이.
시인 약력.
시인, 평화 무용가, 전 중등 음악교사.
1995년 문예사조로 등단, 시집 “강강수월래” 1권과 2권, “대한의노래,” 영시집 “A Multicultural Song That I Sing Alone”
에세이집 등 5권의 작품집이 있음. 오페레타 “만욱과 금순” 작사작곡. 무대 종합 예술 소품, “웡이자랑”을 비롯한 시가무 4편.
제주4,3사건, 한국전, 미국 남북전, 독립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평화의 춤들 공연. 월드 포에트리 무브먼트상. 라이브러리 오브
포에트리 상 수상.
3편의 시를 읽는데는 나에게도 독해력이 부족하였다.
삼 3번을 읽어 나름대로 그림이 그려진 것을 나열해 봅니다.
작품 1) 짧은 만남 먼 이별
* 별과 별(사람과 사람)(꽃과 꽃)은 몇억년(?) 거리에 있는데 짧은 만남과 먼 이별이 저녁 황혼으로 이별의 열차를 탄다.
작품 2) 강강수월래
* '강강술래'의 한자어로 표기하여 강강수월래(강한 오랑캐가 물 건너 온다의 뜻)이라 한다. 전라남도 해안지방에서 추석날 보름달 아래 부녀자들이 모여 손에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면서 소리꾼 (앞소리)이 메기는 (선창)이 있으면, 부녀자 (뒷소리)들이 받는 소리는 (합창)으로 '강강술래'로 화답하는 놀이다.
전라남도 사투리 '강강'은 '주위' 또는 '근처'의 뜻이며, '술래'는 '경계하라' (주위를 경계하라)는 말이다. 또한 충무공(이순신)의 의병놀이란 속설로 승전을 기념하는 놀이라고 한다.
고전에는 빙글빙글 원을 그리다가 한자 새을(乙)로 태극 모양으로 돌아 나오는 전통 민속놀이라 한다.
'강강술래'를 '강강수월래'라는 작품에서,
그대여(조국이여)/ 멀어질 수록/ 혼자서 춤(?)을 춘다. [강강술래는 혼자서 춤을 추는 것이 아닌데 혼자 춤(?)을 춘다]
그대가 멀리 떠나 갈수록 [멀어질 수록] / 최루탄 포성 / 피눈물 [매운 눈물]이 / 그대가 떠나는 날 고국(?)에서 못 다 부르는 노래 (강강수월래?)를 부르겠습니다.
작품 3) 아메리카 꽃마차
* 동쪽(대서양)에선 북서풍, 서쪽(태평양)에선 북동풍이라 끼리끼리 모였다.
꽃밭(희망)이란 서로서로 의지하는 것이 무거운 짐이 되어 간다.
이민 생활을 그려낸 이방인들의 모습이다. '이레착 저래착' 꽃마차는 지친 신음 소리로 허덕거리는 모습이다.
작가의 고향이 제주도라 제주도 사투리 은어가 있어서 표준어로 쓴 어휘 중에서,
북서풍: [명사] [같은 말] 서북풍(서북쪽에서 동남쪽으로 부는 바람.(뱃사람들은 된하늬바람이라 부른다)
북동풍: [명사] [같은 말] 동북풍(동북쪽에서 서남쪽으로 부는 바람).(뱃사람들은 동남풍이라 부른다)
▒ 글의 홍수 시대인 만큼, 시.소설.수필 작품에서 느끼는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연구하고 학습한 학문적인 지식이며, 또 하나는 생활 체험으로 경험적 지혜다.
한마디로 '머리로 쓴 것이냐, 가슴으로 쓴 것이냐'가 될 수 있다.
지식으로 오는 상상력이냐, 경험으로 오는 상상력이냐.
지식으로 오는 통찰력이냐, 경험으로 오는 통찰력이냐.
머리로 하든 경험적으로 하는 상상력이나 통찰력은 시공을 초월하는
철학적인 만큼 과학적인 창작품이다.
그런데 글을 너무 치장하고 꾸미면 터무니 없는 뜻이 되어 추상적이다.▒
▒어용 학자들이 글을 가지고 장난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 왔기에...
지구도 하나의 별이니 우리는 별나라 사람들입니다.
별나라에 핀 꽃, 시의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