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함께 하면 옥시토신 분비 촉진, 유대와 사회성 강화

뛰어난 공감 능력 지닌 개, 대량 생산 뒤 연간 10만마리 유기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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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

 

 

반려견과 친밀한 시간을 보내면 개와 주인 모두에서 옥시토신 분비가 촉진된다.

‘사랑 호르몬’, ‘사회성 호르몬’ 등의 별명을 지닌 옥시토신이 세간에 관심거리다. 애초 출산 때 자궁을 수축시키고 모유 분비를 촉진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 호르몬이 엄마와 아기뿐 아니라 사랑에 빠진 연인 사이, 나아가 집단 내 유대를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자폐증 치료뿐 아니라 남자를 다정다감하게 만들고 다른 여자에게 곁눈질을 하지 않도록 한다는 ‘효능’까지 보고되면서 알약과 스프레이 등이 개발돼 팔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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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티드 호르몬인 옥시토신의 분자 구조. 사회성과 유대를 늘리는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부작용도 있다. 집단 안에서는 신뢰와 관용을 높이지만 외부 집단에 대한 배타성을 높이기도 한다. 의약품 이외 용도로 쓸 때의 효용성도 입증된 바 없다. 그런데 부작용 걱정 없이 옥시토신의 좋은 효과를 누리는 방법이 있다. 바로 개와 친밀하게 지내는 것이다.
 

미호 나가사와 일본 아자부대 동물학자 등은 과학저널 <호르몬과 행동>에 실린 논문에서 55마리의 개와 주인을 대상으로 한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보고했다. 개와 주인이 30분 동안 놀도록 했는데, 주인의 눈을 오래 들여다 본 개일수록 주인의 옥시토신 분비량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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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개. 아기처럼 사랑을 구하는 행동이다. 사진 =크리에이티브 코먼스

 

눈 맞추기는 아기가 돌봐주는 이의 친밀감을 이끄는 행동이다. 개도 아기와 마찬가지로 눈 맞추기를 통해 애정을 표현한다. 애견가들이 종종 개를 자기 아기 같다고 생각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개를 바라보고 쓰다듬는 것만으로도 사람 몸에 생화학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남아프리카 과학자들은 다른 연구에서 주인이 30분 동안 부드럽게 말을 걸고 털을 쓰다듬는 등 오로지 개에만 집중하도록 하고 30분 뒤 혈액을 채취해 분석했다. 혈압이 떨어졌고 옥시토신뿐 아니라 통증 완화, 모성 행동, 쾌감 등과 관련 있는 호르몬 분비도 증가했다.

 

똑같은 환경에서 개 주인들이 30분 동안 독서를 한 뒤에는 개와 함께 한 만큼의 효과가 나지 않았다. 놀랍게도 사람과 친밀한 시간을 보낸 개의 옥시토신 분비도 늘었다. 행복해진 개는 주인을 빤히 쳐다보는가 하면 핥고 손을 주며 킁킁대면서 친근감을 표시했다.
 

개는 사람과 공감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손가락으로 물체를 가리켜 가져오게 하는 실험에서 개는 침팬지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주인의 의도를 알아차리는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큰 고깃덩이와 작은 고깃덩이를 앞에 놓은 뒤 주인이 작은 것에 관심을 보이면 본능을 누르고 작은 고깃덩이를 택하는 실험에서도 드러난다.

 

사람의 하품을 따라 하는 동물은 영장류를 빼고는 개가 유일하다. 이런 공감 능력을 활용해 자폐나 과잉행동증후군(ADHD)을 앓는 아이와 재소자의 심리 치료사 구실도 한다.(■ 관련기사: 하품 옮기기로 드러난 개의 공감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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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도 개는 종종 육체적 의식적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취급받는다. 동물보호단체의 누리집에 들어가 보면 글로 옮기기도 역겨울 정도의 개 학대 사례가 줄지어 있다. 이런 노골적 학대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량생산된 반려동물을 손쉽게 구입해 ‘소비’한 뒤 버리는 순환구조가 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가 지난 2월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전국에 최고 3000여개로 추산되는 번식농장이 있고 여기서 ‘생산’된 반려동물이 경매장과 소매업소를 거쳐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

 

매년 25만 마리의 반려동물이 팔려나가는 한편에서 10만마리가 유기동물이 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생산돼 팔리지 않거나 팔린 뒤 버려진 상당수 반려동물은 식용으로 쓰인다.

 

많은 반려동물이 버려지는 휴가철을 맞아 생각해 본, '공감의 명수' 우리나라 견공의 처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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