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 케어는 16일 경기 용인시 한 도축장에서 사슴 11마리와 흑염소 14마리를 구조했다.
16일 오전 10시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한 도축장. 동물보호단체 케어(공동대표 박소연·전채은) 회원들이 사슴과 흑염소를 트럭에 싣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들이 이날 옮긴 사슴과 흑염소는 총 30마리. 다마사슴 5마리는 대전 오월드로, 나머지 사슴 11마리와 흑염소 14마리는 경북 칠곡에 있는 목장으로 떠났다.
동물들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도축장에서 안전한 동물원과 목장으로 가기까진 3개월이 걸렸다. 원래 서울대공원에서 전시되던 사슴과 흑염소들은 ‘잉여동물’(너무 많이 번식하거나 전시용으로 가치를 잃어 매각 대상이 된 동물)로 분류돼 도축장으로 팔려갔다. 도축장에 간 사슴과 흑염소들은 언제 도축될지 모르는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했다. 살아선 사람들의 구경거리로, 죽어선 사람들의 몸보신거리가 되는 게 이들의 운명이었다.
-동물보호단체 케어는 16일 경기 용인시 한 도축장에서 사슴 11마리와 흑염소 14마리를 구조했다.
잉여동물들의 운명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앞서 '동물을 위한 행동'과 '케어' 등 동물보호단체들은 지난 8월 19일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전시동물들이 도축농장으로 옮겨지는 현장을 포착했다.
당시 도축농장으로 매각된 전시동물들은 다마사슴 암컷 6마리, 물사슴 암컷 2마리, 잡종 사슴 암컷 7마리, 에조사슴 수컷 2마리, 꽃사슴 암컷 1마리와 수컷 3마리, 붉은 사슴 암컷 3마리 등 사슴 24마리와 새끼 흑염소 19마리 등 총 43마리였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잉여동물이라는 이유만으로 도축장에 내다판 서울대공원 동물원엔 비판이 쏟아졌다.
이후 에이제이 가르시아 '케어' 미국 법인 대표(해외동물보호단체 Mercy for Animals 활동가)의 단식 농성과 들끓는 비난 여론이 이어졌고, 지난달 케어와 서울동물원은 매각된 사슴과 흑염소를 재매입 후 수용 가능한 다른 동물원과 목장으로 옮겨 사육하기로 합의했다.
결국 서울대공원 전시동물의 도축장 매각 사태 발생 3개월이 지나 이날 사슴과 흑염소 30마리(지난 3개월간 흑염소 13마리가 폐사하고 새끼 흑염소 8마리가 태어남)가 안전한 새 보금자리로 옮겨졌다.
사슴·흑염소 이송에 직접 참여한 박소연 케어 대표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다마사슴은 진흙 범벅이 된 데다 건강 상태도 좋지 않았지만 목장이나 대공원 측에서 치료해 주기로 약속했다"며 "새로운 집을 찾아 가는 사슴과 흑염소들이 좋은 환경에서 잘 생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