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길섶에서/은파 오애숙
청아함 날개 치는 가을 길섶!!
하늘에는 몽실몽실 뭉게구름 피어오르는 해맑은 날씨다.
백 십일 년 만의 뜨거운 사막 태양열도 9월 창 앞에 멈췄는지. 조석으로 선선하다. 이 번 노동절에는 기필코 여행 가리! 굳게 먹은 맘! 하루 전에 허물어 진 까닭에. 내린 결론은 '가까운 곳 어디든 가 보자 '였다. 때마침 지인과 함께 갈 수 있는 곳이 에코 파크 레이크(Echo Park Lake)이다. 오랜 만에 아이들과 함께 갈 생각에 들뜬 마음이다.
어릴 적 소풍 가기 전의 설레임 가슴 한 켠에 일렁인다. 우선 가기 전에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았다. 1501 Baxter St.에서 시작해 2101 Park Dr.까지 이어지는 231개의 계단을 오르면 다운타운 L.A.와 그리피스 천문대, 할리우드 사인이 한 눈에 보입니다. 도심 하이킹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면 길 건너에 있는 엘리시안 파크의 여러 산책로 거니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로스앤젤레스 관광청 공식 사이트제공]에 자세히 적혀 있었다.
[이미지]를 검색해 보았다. 아하! 이곳이구나. 왜 파크 이름은 기억에 없었지. 몇 차례 갔던 곳!! 연꽃 축제로도 유명세가 있는 곳이다. 그동안 몇 차례 갔어도 무 신경으로 가지 않았는데. 파크 이름과 매치 시키지 못했다. 늘 어디 가겠다가 아니라 이곳 저곳 누비다가 가던 곳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추억이 있는 곳이다. 그곳에 처음 가게 된 사연이 있다. 둘째 아이를 낳기 위해 큰 아들을 산후조리 관계로 아이 돌보는 분에게 맡겨야 했다. 하여 그곳을 들렸다가 아이 돌보는 곳으로 갔었다.
아이 돌보는 곳에 가서 한 달 양육비를 주었다. 아이에게는 "맛있는 것 많이 사 올께 형과 누나와 놀고 있어."라고 마켙에서 먹을 것 많이 사서 보냈다. 하지만 눈에 밟혀 아이를 병원으로 데리고 와서 "엄마가 병원에 누워 있기에 널 지금은 돌볼 수가 없구나." 아이를 이해 시켜 주고자 했지만 돌보는 이의 말에 의하여 제재를 받게 되었다. 아이가 엄마를 만나게 되면 진정된 마음 결코 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이십일 만에 찾아가 아이와 함께 다시 간 곳이 에코 파크 레이크(Echo Park Lake)이다.
20일 만의 모자 상경이다. 큰 아이는 엄마도 잊은 듯 그저 멍청하게 바라 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두 살 짜리가 그동안 엄마를 그리워 하다 맘에서 지워 버린 까닭인지. 무 반응이었던 기억. 엄마로서 충격으로 다가 왔다. 아이와 함께 지내다가 다시 그곳에 데려다 주니 그제서야 엄마를 기억한 까닭인지. 절대로 유아원에 안 들어 가겠다 설레설레 손사래 치더니 울음을 터뜨린다. 결국 몸이 망가지든 말든 아들을 집에 데리고 왔던 기억이 파도 쳐 온다.
그런 까닭인지 통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코 흘리던 큰 아이가 벌써 고등학교 10 학년이고, 핏덩이 막내가 8 학년이다. 잠을 설친 까닭에 몸이 고단했다. 하지만 에코 파크 레이크(Echo Park Lake)간 다는 사실에 다시 설렌다. 그곳은 언제 가도 소중한 추억에 잊었던 아이들의 기억이 새록새록 사그랑 주머니의 누에고치에서 나비가 너울거리며 기억을 되 살려 놓는다. 그런 까닭에 아이들이 자라가면 갈 수록 그 곳은 설렘으로 가득 차게 된다.
역사적 자취와 다양함이 숨 쉬는 에코 파크는 엘리안 파크(Elysian Park), 엘리시안 밸리(Elysian Valley), 실버레이크(Silver Lake), 차이나타운과도 인접해 있으며, 최근 484억원을 들인 리노베이션을 거쳐 새롭게 문을 연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홈구장 ‘다저스 스타디움’에서부터 에코 파크 레이크(Echo Park Lake)까지 다양한 명소가 있다. 에코 파크 레이크에는 현지인들과 방문객들 모두 패들 보트를 즐기며, 주변의 상점과 레크리에이션 시설, 레스토랑에는 언제나 활기가 넘쳐 난다. 그런 이유로 에코 파크를 숨겨진 보석과 같은 파크라고 말하나 보다.
자동차가 다니기 전, 심지어 포장도로가 없던 시절에 조성된 20코스가 넘는 계단길도 있다. 그중에 백스터 스테어스의 정상은 주변보다 아주 높아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선사하는 곳!! 인터넷상에서 상세히 말해 준바와 같이 1501 Baxter St.에서 시작해 2101 Park Dr.까지 이어지는 231개의 계단을 오르면 다운타운 L.A.와 그리피스 천문대, 할리우드 사인이 한 눈에 보인다. 도심 하이킹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면 길 건너에 있는 엘리시안 파크의 여러 산책로 거니는 것도 좋은 곳이다.
맘으로는 한 바퀴 제 대로 걷고 싶으나 왼쪽 엄지 발가락에 문제의 상처로 혼자 남아 드레스 만들다 말았던 미완성 작품을 꺼내어 완성해 본다. 벌써 9월이다. 늘 하는 것 없이 바쁘게 보내 물결치는 아쉬움 때문인지 헛헛함이 스미는 심연이다. 저무는 하향 길이다. 뜨개질 하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뭐니 뭐니 해도 살아가는 데에 꼭 필요한 것은 건강이라 싶었다. 다시 한 번 마음으로 다짐한다.
남은 여생 '신경 곧 춰 정신 바짝 차리자!
백색새대 향해 한 올 씩 뜨개질 해 보는 귀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