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국진 시인님 축하합니다!
귀한 상 “오늘의 시인” 상을 받으셔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시인님,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글을 쓰면서 스스로 치유한다고 합니다. 유 시인님 역시 글을 통해 본인과 타인에게 힐링 할 수 있는 더 많은 좋은 작품을 남기게 되 시길 기원 합니다. 부족한 제가 시인님의 수상 작품을 낭독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생각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인님의 수상 작품을 낭독 하면서 얼마 전에 소천하신 어머니를 문득 떠올려 보았습니다. 집에 와서 시인님의 새로 출간한 『천년의 북』의 서문을 읽다가 시인님께서 표현하신 “어머님의 귀천을 통하여 죽음을 만져보지 못한 시의 마음과 죽음을 가슴에 묻고 삶의 본질을 헤쳐 본 시상의 느낌이 완연하게 다르다.”고 서술하신 것에 대해 공감을 다시 한 번 해 보았습니다.
저 역시 바로 위인, 오빠의 소천을 통한 죽음을 심상에 안고 가슴에 한을 삭히다 어느 날 이삼십년 전으로 회도라 낙수되어 쏟아지는 글을 통해 치유하게 되었답니다.
-마침표가 떠 있는 아침-
잎이 돋는 하늘가에 밤새 어느 것 하나
완성할 수 없는 마음의 엉킨 실타래가
밤새 찾을 수 없는 인생의 실마리 속에 회回돈다
피곤한 눈길로 널 푸른 호숫가 달리다
햇빛에 실어온 생각의 가위로 잘라 풀리는 듯 했으나
미로 돌듯 돌고 돌아도 원점인 것을
뇌리는 온통 엉킨 거미줄이다
달이지고 또 다시 뜨는 깊고 푸른 밤이다
조요照耀한 빛줄기에 내 마음 내려놓으니
구원의 은총이 등 곧추세워 입 맞추고
미완성을 완성케 하는 환희의 아침을 열었다
마침표 하나가 하늘 높이 널따란 호숫가에
해맑은 아침에 몽실몽실 활짝 핀 뭉게구름 사이로
햇살 뚫고 고운 무지개위로 높이 떠올라 있다
본인의 졸작, 은파 오애숙
벌써, 오빠가 소천한지 7주년이 지났답니다. 이 시는 오빠의 소천4주년을 앞두기 바로 5일 전에 쓴 시입니다. 어릴 적에는 세 살이 많았기에 늘 티격태격 싸웠지요. 하지만 학창시절에는 늘 저를 돕던 오빠였답니다.
성경은 ‘우리네 인생의 연수가 70이요 강건하면 80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던 것이, 의학의 발달로 앞으로는 100살이 넘어가는 시대에 산다는 것을 이 시대에 사는 사람이라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는 순서는 있어도 가는 순서는 없다고. 오빠의 소천 후에 늘 연민憐憫의 정으로 저의 심상 속에 안타까움이 자리 잡고 있던 오빠 이셨답니다. 마음의 안타까움이 시를 쓰면서 비로소 내려놓게 되었답니다.
오빠가 혹시라도 투병 생활 중에 마음의 고통으로 그 동안 쌓아 놓은 하늘의 상을 날려 보낸 것이 아닐까? 염려가 오랫동안 안타까움으로 자리 잡았던 까닭이었답니다. 가장 가슴이 아팠던 것은 오빠의 젊음이 아까웠고 젊은 화가로서의 재능이 아까웠답니다. 그에 비해 저는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은 없었고, 뭔가를 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조차도 생각할 수 없는 연약한 육체가 되어 있었기에. 응어리진 아픔이 글을 통해 써지는 순간, 해 맑은 아침 가에서 하나님의 위로 속에 오빠의 생은 ‘이생에서의 할 일을 다 하셨다.’라는 의미의 마침표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해맑은 아침속에 마침표를 남기고 가신 오빠를 통해 제 인생을 반전케 하는 시어가 제 인생 서녘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답니다. 하늘 속에 수놓고 떠나신 그 시어를 따서 때로는 영롱한 구슬로 꿰어 목에다 걸기도 하고, 밋밋하게 만든 드레스에 한 올씩 떠서 진주 한 알씩 달아. 멋지고 우아한 드레스를 연출도 한답니다. 제게는 놀라운 일들이었답니다. 어린 시절 꿈 많은 문학소녀가 회돌아 다시 심상에 자리 잡았던 것들이 나풀나풀 날개 치며 제게 속삭이며 세상을 날아다닙니다.
5일 동안 만든 시 71편을 엮어 내 놓게 한 첫 번째 시집 『마침표가 떠있는 아침』을 2012년에 영상시집으로 큰 오빠가 만들어 탄생 시켰답니다. 제게는 감사가 메아리치는 ‘기쁨’ 이였답니다. 저의 소망은 인생의 마지막 장을 글을 통하여 숨겨진 보화를 캐내어 하나님의 은총의 향기 속에 옥합을 깨고 향기를 날리는 것입니다.
하늘 끝 저 멀리 푸름 속에 몽실몽실 피어나는 오색 무지개 위로부터 부족한 저에게 오늘도 하나님의 은총의 향기가 부메랑 되어 끝없이 휘날리기를 바란답니다. 푸른 꿈을 안고서.
시 –하늘빛 사랑으로-
- 에덴을 향하는 길목 -
산이 나를 부르고
강이 나를 부르니
덩달아 들판도 나를 부른다
내가 구름이 되어
산꼭대기에 올라가고
내가 나뭇잎 되어
강줄기 따라 항해하다
나비 되어 하늘들판에 다다르니
모두가 하늘 속에 핀
주 찬양 꽃 되었고
영원을 노래하며 영혼의 호흡이
생명수 강가로 이끌리어
기쁨의 꽃씨 뿌리 내리었네
이제 내 본향 입성 앞에
주님의 골고다 백합 향으로 샤워하고 머금나니
에덴을 향해 입성하는 길목이라
본인의 졸작, 은파 오애숙
이 시를 쓰면서 유 선생님의 “어머니 쫓아 그 먼 하늘 길을 따라가리라. 꽃을 뿌리듯 시를 뿌리며 나도 언젠가는 그날을 맞이하지” 라는 표현처럼 저 역시 ‘죽음을 가슴에 묻고’ 삶의 본질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답니다.
위의 시는 <마침표가 떠 있는 아침>의 쓴 후 저 역시 죽음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시를 쓴 시입니다.
시-사랑날개로
-사랑 할 수 있을 때-
울어도 다시 못 볼 이
통곡의 벽 쌓지 말고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
가슴 저미는 아픔이 메아리쳐
파고치나 목 놓아 울지 말고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
남은 자 위해 울 수 있을 때 울고
내일은 내 것이 아닌 것 같이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
내일 사랑하지 말고 오늘 사랑하라
내일은 내 것이 아닐 수 있으니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
본인의 졸작, 은파 오애숙
그 이후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주변을 돌아보며 현실을 직시하려고 노력합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현실의 벽은 늘 저를 넘어지게 한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 심오한 한 줄기의 빛줄기가 다시 내려와 글을 쓰게 되나 봅니다. 저를 포함하여 시인들은 그 빛줄기 속에서 끊임없는 작품의 세계로 몰입 시키나 봅니다.
유국진 시인님, 저물어가는 한 해의 뒤안길에서 오늘 만남의 장을 통하여 축하 할 수 있게 되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추신: 시인님의 개인방이 개설되지 않아서 자유게시판에 올리게됨을 양지하여 주시길 무망하나이다.
은파 오애숙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