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두 아들에게 쓴 ‘미공개 20여점’
미술계 “전문가들도 처음 보는 걸작”
은지화 작품들과 함께 내달 전시돼
도판 현대화랑 제공
‘국민 화가’ 이중섭(1916~1956)의 절절한 가족 사랑이 깃든 ‘그림 편지’들이 처음 세상에 나왔다.
한국전쟁기와 그 직후 일본의 가족들에게 보냈으나 지금껏 공개되지 않았던 생생한 편지 그림과 육필들이다. 현대화랑은 내년 1월6일 시작하는 ‘이중섭의 사랑, 가족’전(2월22일까지)을 앞두고 개인 소장가들로부터 찾은 도쿄로 부친 이중섭 편지의 겉봉 앞면.
도판 현대화랑 제공
미공개 편지 20여점과 이중섭 이름이 쓰여진 미공개 편지봉투 2점을 22일 공개했다. 은박지에 그린 그 특유의 은지화 걸작인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모마) 소장품 3점도 59년 만에 처음 실물이 전시된다.
이중섭은 생활고로 일본에 건너간 부인 야마모토 마사코(이남덕)와 두 아들에게 죽기 전까지 편지를 보냈다. 이번에 찾은 편지들은 1953~1955년 보낸 것들로, 일본어 본문에 가족과 작가가 어우러진 특유의 도상들을 여백에 펜으로 가득 그려 넣고 채색했다. 이중섭의 편지들은 80년대 이후 서간집에서 일부 글과 그림만 따서 소개됐으나, 편지 실물들은 삼성미술관 리움과 서귀포 이중섭미술관 등에 소장된 5~6점 외에 나온 적이 없다. 특히 외국 신문의 연인 사진을 그림에 잘라 붙인 것 등을 포함한 8점의 편지는 이번에 처음 발견된 것들이다.
<이중섭 평전>을 펴낸 미술사가 최열씨는 “학계 전문가들도 처음 보는 숨은 걸작들”이라며 “미술계의 일대 사건”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