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미
강 정 실
모두 오시라
건강치 않은 자 돈이 없는 자 잠 못 이루는 자
사랑에 실연한 자 살기 싫은 자
어디서 떠나 언제 이곳에 도착할진 모르나
이 넓고 나뭇잎 수런거림이 있는 나의 주소지로 다 찾아오시라
여긴 아침 해와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숲 속에 있고
높은 천정에 샹들리에가 매달린 발다힌이 있는 넓은 홀
푹신한 망사그물 침실은 꽃향기가 자지러지는 소리를 내고
운명성의 베틀에서 무한정 쏟아내는 영원의 사물애(死物愛)엔
베짱이도 노래하며 가랑잎 미물로 환생하려는 삼라만상이외다
한 번뿐인 삶인데도 환난 중 독니세례와 생피딱지 혈관에
독샘을 주입해 생의 극점을 노려 요동치는 사이
비단실 장례복 입혀 편안히 잠들게 해주고
이곳에서 죽어간 이들을 모두 성인이 되게 하려고
내가 씹어먹는 음식량의 십 분의 일은 가상하게 여겨
땅바닥에 자애롭게 던져 놓으매
나도 육신의 허물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랑놀이한 후
영혼의 나비가 되어 불의 천국에 불려 갈 것이외다
…
거미도 보기에 따라서는 멋진 모습이네요
독거미라면 무섭기는 하지만
이들을 애완으로 기르는 사람도 있으니,,,
아름다운 숲 속에 샹들리에 달리고
그물 망사 침대라면 함 가보고싶기도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