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코로나-19 감염자의 일기장
정순옥
01/20/2021. 수요일. 코로나19 무증상 환자가 되다.
느슨한 마음으로 산책을 하고 집에 돌아 오니 병원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테스트에서 양성으로 나왔으니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라는 소식이 왔다. 내가 일하는 메디칼 센터 의료진들은 테스트에서 양성이 나온 직원들이 많아 계속 일주일에 두 번씩 테스트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는 순간적으로 대부분의 중증 환자들이 갖는 갖가지 생각들이 스쳐가면서도 환자를 직접 간호 했으니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컸다. 고열에 토하고 기침하며 가슴 통증과 호홉곤란을 호소하는 등 코로나 19 증상들을 가진 고통스런 환자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나는 이미 코로나19 백신을 맞았고 무증상 환자지만 곧바로 2주 자가격리에 들어 갔다. 생활 거처를 집에서만 한다는 코로나 시대의 신조어 집콕에 더하여 내 방에서만 생활해야 하는 집콕방콕 신세가 된 셈이다. 펜대믹 코로나19은 부부까지도 억지 별거를 하고 움추리며 사는 생활을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01/22/2021. 금요일 . 이상한 시대를 생각하다.
당연했던 일들이 당연하지 않게 된 현실에서 나는 이상한 세계를 본다. 제약된 일상생활에 무척 불편한 삶이 계속되고 있다. 평상시에는 사람들과 마스크 쓰지 않고 마음 놓고 말하고 웃는다. 식구들과 함께 식사 하면서 서로 음식을 나눠 먹는다.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면 서로 부등켜 안고 얼굴을 부비기도 한다. 병문안 가고 싶으면 수시로 환자를 볼 수가 있었고, 여행을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마음대로 갈 수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더불어 살아 가는 일상적인 일들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코로나 시대는 문화생활도 바꾸어 버렸다.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온 지구촌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가고 있다. 코로나 19 감염자가 세계인구 78억 중 1억이나 되고 , 사망자 수는 215만명 이라는 뉴스를 들으면서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다.
10/23/2021. 토요일 . 빛과 그림자.
오늘은 주말이라 결혼해서 생활하고 있는 딸들로 부터 전화가 왔다. 서로 마음과 마음으로 사랑의 대화를 나누며 사는 사랑하는 딸들이다. 전선을 타고 코로나19이 전이 될 것 같은 착각 속에 코로나 테스트에서 양성을 받았다는 이야기 하기도 조심스러워 얼굴 비대면으로 통화하다. 서로 부비고 껴 안고 사랑을 나누지 못하니 코로나 우울증이 생길 지경이다. 나는 코로나 19 감염자로서 언제라도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고 남에게 감염시킬 위험성을 보유한 자이기에 거리두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 코로나 환자를 간호하는 자가 코로나 환자가 된 셈이다. 인생살이란 빛과그림자가 공존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내가 남에게 빛을 발할 때 남도 빛을 받을 수 있기에 나 자신 부터 빛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01/27/2021. 수요일. 비대면 인터넷과 화상 줌으로 드리는 예배
대면 예배를 드리지 못하니 일요일은 비대면 온라인으로 수요일은 화상 줌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소통과 공감을 나누며 이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 더욱더 사랑하는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예배의 본질은 지키되 서로 이웃 사랑하는 마음으로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는 상태다. 하루 빨리 코로나가 물러가고 평상시처럼 교회에서 대면 예배가 이루어 지길 빈다. 현제 나는 코로나 자가격리 중이라 몸이 조금만 이상해도 예민하다. 나의 길을 인도해 주시겠다고 하신 약속의 말씀을 굳게 믿으면서 마음적으로 우리집 무설주에 어린양의 피를 바른다.
01/28/2021. 목요일. 더불어 사는 삶의 귀중함을 느낌
지금 우리가 방역 수칙을 지키기 위해 거리두기를 하지만 결국은 불편한 이 시기를 견딘 후엔 우리 모두가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서가 아니겠는가. 이 세상에서 지금까지 이런저런 인연을 맺어가면서 살아 온 사람들의 모습이 흑백 필름처럼 눈 앞을 스쳐간다. 모두들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어쩌다 사랑할 수 없이 지냈던 사람들도 지금 생각해 보니 모두들 지금의 내가 있도록 버팀목이 돼준 귀한 사람들이다. 나와 함께 살아 온 사람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존재할 수가 있겠는가. 이웃을 서로 사랑하면서 더불어 사는 삶이 얼마나 귀한 삶인지를 다시 한번 느낀다.
01/30/2021. 토요일. 여기까지 왔는데
남편이 배가 좀 아프고 입맛이 없다고 한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기분이다. 코로나 초기 증상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나를 엄습한다. 내가 지금까지 살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이 곁에 있어서다. 부부夫婦의 연을 맺어 좋을 때나 싫을 때나 인생살이를 함께 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혹시라도 치명적인 코로나에 나로부터 전염되었다면 어쩌나. 질병에는 정신력이 약한 남편이 걱정되어 온 신경이 쓰인다. 다행이 음식을 섭취한 후 기운이 나고 이상 증상은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19 테스트 시간을 예약하다.
02/01/2021. 월요일. 생명의 존엄성을 다시 깨우치다.
생명처럼 귀한 것은 이 세상엔 없다. 생명의 유무는 신神의 영역이다. 팬데믹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극복하면서 의료진으로서 생명의 존엄성을 다시 한 번 깊히 깨우친다. 생과 사의 경계에서 간호사로 평생 충실할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무증상이니 현장으로 나오라는 소식을 받은 나에게 햇살이 환히 비추고 있다. 나는 큰 소리로 외친다. “코로나19이여! 하루빨리 종식하라! “
아,,,다행이 무사하셔서 정말 감사하네요
도데체 얼마나 오래 기다려야 해결이 될 지 모르는 상황
저도 이제 백신 접종 예약을 하고 연락 오기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