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의 날
정순옥
매년 11월 22일은 ‘김치의 날’로 기념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에서 매년 11월 22일은 ‘김치의 날’로 제정하는 결의안이 2021년 8월 23일 통과됐다고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세계김치연구소가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최석호 하원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새런 쿼크-실바 하원의원, 데이브 민 상원의원 등이 참여한 이번 결의안은 ‘한국은 김치 종주국/ Korea is the country of origin of kimchi이란 점을 명문화했다. 우~와~아. 대한민국 김치 만세!
김치는 한국 전통 음식 반찬의 대표물이다. 김치란 배추, 무, 오이 등의 채소를 소금에 절인 다음 고추, 마늘, 파, 생강, 젓갈 등 여러 양념을 넣어 버무려서 발효시킨 유기산 발효 식품이다. 채소를 양념과 함께 버무려 김치를 담가 숙성시키면 원료의 맛과는 다른 특유의 맛과 향이 난다. 저장성이나 맛에 대단히 뛰어난 김치는 만드는 사람의 취미에 따라서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각기 다른 맛을 낸다. 김치는 모든 재료를 포용하고 어떤 음식과도 조화를 이루는 미덕을 가지고 있어 한국인의 품성을 나타내고 있다. 옛날부터 전해오는 말로 그 집 김치맛을 보면 안주인의 음식솜씨를 알 수 있다 했다. 그 정도로 김치는 그 집안 반찬의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김치의 기원은 약 삼천 년 전에 쓰인 중국 최초의 시집인 ‘시경’에서부터 보이고 있다. 오늘날 사용되는 김치라는 어원은 한자어 침채(沈菜)로 ‘담근 채소’라는 뜻이다. 침채라는 단어는 후에 딤채로 발음되다가 짐채, 김채, 김치로 변했다는 설이 있다. 고려 때 이규보의 시문집 동국이상국집에서 우리의 무를 주재료로 한 김치를 서술하고 있다. 삼국사기, 내용 중에는 신문왕의 결혼과 관련된 음식에서는 김치라는 발효 식품이 언급되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김치’라는 식품이 획기적인 발전과 함께 우리 식탁의 가장 중심적인 상용 식품으로서 굳어져 버린 계기가 된다. 그것은 1600년경부터 전래되어 시작한 고추가 김치에 쓰이기 시작하면서부터 계속 발전하여 현재의 김치로 변모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김치가 몸에 좋은 이유는 영양가가 풍부하고 담백하여 건강식품으로 일품이다. 김치에는 각종 비타민, 무기질, 섬유질, 항산화 등 우리 몸에 좋은 효소도 많이 들어 있어 비만, 항암 방지 등 다양한 건강 효과를 보인다. 김치에서 추출한 유산균 등은 면역력을 증진하게 시켜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김치는 피부노화 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김치 주요 양념인 마늘의 알리신 성분은 암 예방을 도우며 배추 무 등에 풍부한 수분과 식이섬유는 대장암 예방에 아주 효과적이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김장 문화는 한국인의 미풍양속으로 가을걷이가 끝나면 월동 준비로 주부들의 큰일인 김장철을 말한다. 집집마다 주부들이 겨울철 반찬인 김치를 담그는데, 이때 동태 등 생선을 넣어 양념을 만들어 김치 포기 속에 넣으면 단백질 등 영양분이 풍부하여 김치 한 가지만으로도 영양이 충분하다.
우리나라 김치종류는 336종으로 보지만 그 종류를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배추김치, 열무김치, 총각김치, 갓김치, 고들빼기김치…. 무엇이든지 주재료에 고춧가루, 마늘, 생강, 양파, 파, 각종 젓갈 등에 소금으로 간을 맞춰 버무리면 각종 김치가 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열무김치다. 나에게 아름다운 유년 시절의 추억을 간직하게 한 열무김치는 우리 큰 새언니가 만들어 주신 아주 어린 열무로 빨간 고추와 마늘 밥을 함께 넣어 손으로 쓱쓱 학독에 갈아서 만든 김치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찬물에 담긴 그릇 속에서 살짝 익은 열무김치는 그 맛이며 향이 환상적이어서 몇십 년이 지난 지금도 잊히질 않을 정도다.
우리 직원 중에는 ‘김치 샐러드’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외국인들이 즐기는 각종 샐러드처럼 배추에 다진 마늘 등을 넣고 버무린 후 설탕 조금과 참기름 살짝 넣고 깨소금을 솔솔 뿌려 바로 먹을 수 있는 겉절이를 외국인들은 김치샐러드라고 말한다. 김치에 들어가는 양념 중 마늘냄새를 싫어하는 외국인들도 지금은 김치샐러드가 별미라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본다. 외국인들도 ‘김치’라는 단어를 정확히 하고 언제 김치 먹을 수 있느냐고 물으면 나는 기분이 좋아져 가슴속에서 신바람이 난다. 나는 한국의 김치문화가 세계화되어 가는 일이 즐겁고 행복해서 김치를 원하는 외국인들에게 김치 선물하는 것이 재미가 있다.
김치의 날은 김치산업의 진흥과 김치 먹는 문화를 계승발전하고, 국민들에게 김치의 영양적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2020년 11월 22일, 법정기념일로 제정됐다.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행사를 개최하고 글로벌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내가 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11월 22일을 캘리포니아 김치의 날로 법적으로 통과해 공식 기념하게 되었다는 기쁜 소식에, 미주 한인의 기상을 높이고 있는 자랑스러운 최석호 의원의 활약에 한인들의 환호가 끊일 줄 모르고 있다. 김치가 세계에서 가장 좋은 ‘건강한 발효식품’으로 선정되어 전 세계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시기가 코앞에 있어 보인다.
2021년 11월 22일 최초로 ‘캘리포니아 김치의 날’ 축제가 열린단다. 그날에 내가 덩실덩실 춤을 추면 드높은 하늘은 파아란 물감을 한없이 풀어놓으며 함께 즐거워할 것이다. 그러면, 신비스런 김치 냄새는 파아란 물감 품은 바람 타고 세계를 휘돌아 다닐 모습이 벌써 내 눈에 아른거린다. 아~ 나는 즐거운 행사장에서 축제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집에 있는 하회탈을 쓰고 치맛자락을 날리며 흥겨운 막춤이라도 출까 보다. 나는 이 땅에서 활기차고 당당하게 살아가야 할 후세들의 영광스러운 선조가 될 사람이기에 “대한민국 김치 만세!”를 한없이 외치고 있는 것이다.
아싸 가오리,,,오늘 저녁 메뉴는 두부김치와 쇠주 한잔 ㅎㅎㅎ
멋진 수필 마음에 담습니다 정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