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대신 전자담배를 택한 애연가들은 맛과 향이 나는 이런 액상에 니코틴을 한두 방울 섞어서 피우는데요.
몸에 덜 해롭다는 생각에 니코틴을 빼고 액상만 피우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액상은 괜찮을까요?
대부분 제품에서 발암물질이나 유독물질이 검출됐습니다.
남재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전자담배 판매점.
언뜻 보면 담배를 피우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니코틴성분을 뺀 액상만 피우고 있는 겁니다.
[전자담배 판매점]
"(손님이) 엄청 많아졌죠. 작년 6월 대비 100-200% 정도, 대중화 됐죠."
니코틴이 없기 때문에 금연 목적으로, 또 담배 풍미를 즐기는 사람들이 찾는데 마니아층까지 형성돼 있습니다.
[전자담배 이용자]
"건강해지려고 하는 거죠. 담배를 줄이고 최종적으로는 끊으려는..."
그럼 과연 안전할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중에서 많이 팔리는 국산과 수입 6개 회사, 액상 30가지를 조사해 봤더니 1개 제품만 빼고 29개 제품에서 발암물질이나 유독물질이 검출됐습니다.
1급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는 국산 15개 제품 중 8개 제품에서, 수입제품의 경우 11개 제품에서 나왔습니다.
특히 폐암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하는 아크롤레인의 경우 2개 제품을 뺀 28개 제품에서 모두 검출됐습니다.
니코틴을 빼도 안전하지 않다는 겁니다.
[박재민/가정의학과 전문의]
"자동차 배기가스나 이런 데서 나오는 물질들입니다. 특히 호흡기로 들어오기 때문에 폐암과 관련성이 깊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유해 성분은 일반 담배에서도 검출되지만, 문제는 전자담배의 경우 똑같은 한 모금을 피우더라도 흡입량이 더 많다는 점입니다.
니코틴을 뺀 액상만 피울 경우 보통 배터리의 출력이 높은 전자 담배를 사용합니다.
니코틴이 없는 대신 액상을 태우는 온도를 높여 더 많은 연기를 내뿜을 수 있게 만든 겁니다.
[전자담배 이용자]
"연기가 많아지면 제가 느끼는 향은 좀 늘어나는 것 같아요. 더 개인이 좋아하는 풍미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때 일반 전자담배보다 4-5배나 많은 연기가 나오다 보니 발암물질에 대한 노출도 많아지게 됩니다.
[김기현/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수십, 수백 배까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일반담배보다도 더 많은 양의 포름알데하이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전자담배에 발암물질과 유독물질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지,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안영진/식약처 의약외품정책과장]
"연구사업을 하면서 기준마련을 하고 있는데 '특정성분이 농도가 어느 정도 있어도 무방하다'라는 기준을 정해주는 거죠."
식약처는 오늘 10월부터 니코틴을 뺀 전자담배 액상을 의약외품으로 지정해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제품마다 성분을 분석하는 지난 한 과정을 거쳐야 해 최종기준은 내후년에나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