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추억의 향그러움에
은파 오애숙
희미해진 가로수 등처럼 맘에서
사라져 가는 그 추억이 가슴 아파
울고 싶지만, 석양 장밋빛 노을에
가만히 물들이며 생각해 본다네
이제는 물안개 같은 추억이지만
낡은사진 한 장 가슴에 품고있네
허공에서 지나간 세월의 바람이
한 줌의 재처럼 나부끼고 있는데
내 마음은 아직도 옛추억의 거리
떠나지 못해 서성이며 가로수엔
낙엽이 이리저리 나뒹굴고 있고
우수수 떨어지는 쓸쓸한 가을이네
울창했던 푸른 숲 옷 벗는 나목에
바뀌는 민둥산에 겨울 찾아 왔네
꽃 피고 새 우는 봄 언제 오려는가
향그런 봄 향기에 흠뻑 젖던 시절
다시 돌아갈 수 없고, 오지 않지만
겨울지나 찾아왔던 봄을 기다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