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물로 쌓여가는 심연
은파 오애숙
이른 아침 카톡과 함께 부고장이 날아왔다
억장 무너지는 비수의 칼날 되어 빼낼 수 없는
심연 속에 깊숙히도 꽂혀 들어 가고 있네
끝은 어디련지 부고장은 이쪽 서 낼 판국이라
심연에 시커멓게 다 타다 못해 잿더밀 남겨두고
속 편하게 어찌 편히 눈 감고 떠날 수 있는 가
그것이 알고 싶다 아니 하늘 끝 우주 끝이라도
지옥 끝이라도 날아가 그 어깨 붙들고 내 눈 보라
그리 바라보며 심령에 외쳐보고 싶은 마음이다
상실한 마음이련가 화인 맞은 마음이라 그랬나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세월의 강줄기가 아는 사실
진실을 왜곡하며 자길 기만하고 어찌 눈 감으랴
아 유월 하늘 아름답다 붉은 피의 댓가인 선혈의
희생정신으로 나라가 세워져 세계 속에 휘날리는
태극 전사 용맹 끝까지 전진함에 찬사 보내는데
결국 빈 몸뚱이 하나로 시한부 인생이거늘
끝까지 나 몰라라 외면했던 피폐한 그대 영혼속
그저 이 아침 내님의 자비와 긍휼 넘치고 있나
정령 그것이 알고 싶다 인간은 누구나 똑같은
내님 앞에서 죄인이지만 간교하고 사악한 이들
가슴에 한 남기기에 또 하나의 죄를 심어주네
그 누구도 심판 자 이외엔 정죄 할 수 없다는
내님의 말씀에 서서 그저 땅 치고 가슴 치는 일
삭히다 곪아 터지련만 심연의 고인물 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