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정순옥 수필가)

조회 수 392 추천 수 2 2025.02.05 15: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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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계

 

                                                                                                           정순옥

 

 

  신비롭다. 나와 관계를 맺어가는 사람들과 사물들이. 하나의 인생살이가 , ‘를 위주로 해서 이어지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사물들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름다운 인생살이란 결국, 사랑으로 이어져가는 서로의 관계속에서 형성되어 가고 있지 않나 싶다. 부모자식 관계, 부부관계, 친구관계, 자연과 나의 관계, 과학과 나의 관계, 독자와의 관계---종교와의 관계. 사람의 하루 생활은 무언가와 관계를 갖고 살아가고 있음이 틀림없다. 서로의 관계를 이어갈 때는 관심과 사랑이 필수조건일 것이다. 아무리 좋은 관계를 갖고 싶어도 관심과 사랑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겠는가.

  사람이 살다 보면,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도 본의 아니게 나쁜 관계도 형성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쁜 관계가 형성되었을 때는 가능한 한 서로를 위해서 피해 사는 게 불편함을 해소하는 방법일 수도 있겠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방에 대한 미움이 싹터 서로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남에게나 나에게 해가 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 것이 옳을 것이다.

  특별히 인간관계는 신뢰와 공감이 중요하기에 타인에 대한 감정이 중요시 된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한 번 감정이 틀어지면 다시금 복귀하기가 쉽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아무리 재생시키려 해도 원래의 순수한 감정을 되찾기 어렵다. 깨진 도자기를 아무리 보수해도 이미 깨졌던 흔적은 아주 버릴 수 없듯이.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몸짓이나 여러가지 방법으로 통하지만 주로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늘 사용하는 말은 본인의 생각을 토해내는 것이기 때문에, 말 한 마디에서 서로의 관계를 알 수 있다. 한마디의 말이 얼마나 소중한 가를 말해주는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감는다라는 속담은 살아갈수록 공감이 간다. 평생토록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말만 하면서 살 수는 없는 것일까.

  나는 신앙생활에서 나와 주님과의 관계를 생각해 본다. 나를 구속해 주신 주님과의 온전한 관계가 성립될 때만이 죄로부터 해방되어 자유 얻고 행복한 삶을 영유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부족한 인간인지라 정말 하나님은 살아 계실까?’ 하고 가끔씩 의심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믿음만은 지키고 싶은 열망만은 변함없으니 은혜가 임하기를 기도할 뿐이다.

  나와 자연과의 관계를 생각해 본다. 자연이 있기에 내가 살아갈 수 있음은 천지창조의 원리다. 나는 자연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창조되었기에, 자연을 아끼며 사랑해야 한다. 자연은 내가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주기 때문에 친환경은 곧 나의 삶의 터전이다. 나는 늘 자연에 감사하며 사랑하는 마음 속에서 산다. 자그마한 꽃밭을 가꾸며 날마다 꽃들과 정다운 대화를 나누며 사는 나의 일상생활이 나는 참 즐겁다.

  인간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과학을 생각해 본다. 세계의 움직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한 손 안에 들어오는 스마트폰만 보더라도 과학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인공지능이 얼마나 발전할지 모를 상상할 수 없는 시대에 살면서, 나는 인간의 두뇌가 두려워지고 있음은 웬일일까. 인간애가 없는 로봇 세상이 온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인간세상에서 가장 먼저 형성되어지는 부모자식과의 관계는 지금의 를 형성하고 있다. 형제자매는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이기 때문에 천륜의 관계다. 나에겐 참 좋은 선배들이 있다. 경자 현순 진숙 매희, 사인방으로 통하는 선배 언니들이다. 좋아하는 멸치를 사용해서 요리할 때마다 멀리 떨어져 살아도 변함없이 후배를 아껴주는 고향 언니들을 생각하곤 한다. 깐멸치는 내가 고국을 방문할 때마다 항상 선배들이 사주는 선물이기 때문이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서 인지 누군가가 나에게 얼굴이 작가 모습이라면 부끄럽긴 해도 행복해진다. 나에게 이런 말을 가끔씩 해 주시면서 나에게 좋은 수필 쓰기를 격려해 주시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은 우리 교회 박미숙 사모님이시다. 여고시절부터 우정을 쌓아 온 친구, 보연이는 우정을 지킬 뿐만 아니라 내 수필의 진실한 팬이다. 내 수필집을 많이 구해 모교나 친척이 다니는 학교에 기부하는 선행을 베풀면서 부족한 나를 홍보하고 있는 셈이다. 그냥 좋아서- 내 수필 책 한 권을 세번이나 읽었다는 전 언니나, 내 글을 위해 기도해 주는 여 언니 같은 독자가 있다는 사실은 글씨 쓰는 나에게 큰 힘이 되고있다.

  나는 이 시간, 눈부시게 떠오를 내일의 태양을 맞이할 기쁨을 품고, 빛 고운 색깔로 하늘을 채색하고 있는 석양을 바라보면서 서 있다. 내 인생살이가 신비로운 무늬로 하늘에 펼쳐지고 있는 듯하다. 눈을 내려 앞을 보니, 알록달록 곱게 물든 나뭇잎들이 땅 위에 떨어져 있다. 순간적으로, 황혼인 내가 소녀의 마음이 되어 허리를 굽히고서 빨강색 노랑색 갈색으로 물든 색깔 고운 단풍잎들을 줍는다. 이 세상에서의 나의 삶이 이렇게 아름다운 단풍잎처럼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 줌의 햇살과 몇 개의 단풍잎을 들고서 호흡하며 살아있음에 감사와 행복함을 느낀다. 여러가지 인연으로 나와 관계를 맺고 살아온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면서. 문득, 나는 사랑으로 이어진 소중한 인간관계를 맺고 살았던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 둘 씩 떠오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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