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남극에 눈이 더 내린다.

조회 수 8550 추천 수 1 2015.04.04 1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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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적이 약 1,400만km2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북미와 남미에 이어 5번째로 큰 대륙, 한반도 면적의 63배나 되는 땅 바로 남극이다. 남극의 98%는 빙하로 덮여 있다. 남극 빙하의 평균 두께는 2,126m, 가장 두꺼운 곳은 4,776m나 된다. 남극 빙하의 전체 부피는 2,650만km3로 남극 빙하가 모두 녹을 경우 전 세계 해수면 높이는 58m나 올라간다(자료: Antarctic Glaciers).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제5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01년부터 2010년까지 11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평균 19cm의 해수면이 상승했다. 연평균 1.7mm, 1993년부터 2010년까지는 연평균 3.2mm씩 해수면이 상승했다. 현재와 같은 추세대로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RCP8.5) 금세기 말에는 전 세계 해수면 높이가 평균 63cm, 최고 82cm나 올라갈 것으로 IPCC는 보고 있다. 하지만 해수면 상승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 해수면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남극의 빙하가 지금까지의 예상과 달리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녹고 있기 때문이다(▶[취재파일] 남극 빙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3월17일) 참조).
 
자연에서 빠르게 녹아내리는 남극 빙하를 상쇄하는 과정은 없을까? 빙하가 녹아내리는 이상으로 남극에 눈이 내려 쌓인다면 남극 빙하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남극에 더 많은 눈이 내릴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최근 독일과 미국, 네덜란드 공동연구팀은 지구 기온이 올라갈수록 남극에 더 많은 눈이 내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논문은 네이처 기후변화지 최근호에 실렸다(Frieler et al, 2015). 연구팀은 남극에서 시추한 아이스코어(ice core)를 분석해 지구가 마지막 빙하기에서 벗어나는 2만 1천 년 전부터 1만 년 전까지 실제로 눈이 더 많이 내렸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했다. 마지막 빙하기에서 벗어나는 1만년 동안 남극의 평균 기온은 최고 10℃ 정도나 상승했고 기온이 큰 폭으로 올라가면서 전 세계적으로 해수면도 100m 정도나 상승했다.
 
아이스코어를 분석한 결과 실제로 기온이 1℃ 올라갈 때마다 남극에 내리는 눈은 5%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만년 이상 지구 전체적으로 온난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남극에서는 계속해서 적설량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일본과 스웨덴 공동연구팀도 최근 서남극 일본 기지 주변 지역의 적설량을 조사한 결과 지구온난화가 진행된 20세기 후반의 연평균 적설량이 지난 1천동안의 평균 적설량보다 15% 정도 많은 것을 확인했다고 일본 국립극지연구소 홈페이지를 통해 간략하게 발표했다(자료:National Institute of Polar Research). 독일과 미국, 네덜란드 공동연구팀이 최근 50년 동안의 남극 적설량 관측 자료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적설량 증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본과 스웨덴 공동연구팀의 연구결과가 아직 학계에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만큼 전문가 집단의 검증은 남아 있지만 온난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실제로 남극의 적설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관측을 통해 확인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역설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남극에 더 많은 눈이 내리는 것 자체는 전혀 이상한 현상이 아니다. 당연한 일이다. 온난화로 지구 기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바다를 비롯한 지구표면에서 증발량이 늘어나면서 대기 중에 수증기가 늘어나게 되는데 이 늘어난 수증기가 남극에 눈으로 내리면 되는 것이다. 남극의 평균기온은 1년 내내 영하에 머물기 때문에 남극에는 얼마든지 비가 아니라 눈이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겨울철에 기록적인 폭설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남극에 더 많은 눈이 내리는 것이 중요한 것은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상승하고 있는 해수면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극에 내리는 눈의 수증기는 주로 주변 바다에서 증발한 것이기 때문에 남극에 많은 눈이 내려 쌓이면 쌓일수록 해수면은 내려가게 된다. 다만 독일과 미국, 네덜란드 공동연구팀의 연구에서 나타났듯이 빙하에 눈이 많이 쌓이면 쌓일수록 빙하 전체의 무게가 늘어나면서 빙하가 흘러내려가는 속도 또한 빨라지기 때문에 늘어나는 적설량이 100% 해수면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연구팀은 남극에 눈이 5% 더 내리는 것의 효과는 장기적으로 해수면이 3cm 정도 내려가는 것과 같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해수면 상승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남극 빙하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남극에는 더 많은 눈이 내릴 수 있다는 증거를 찾은 것은 미래 해수면 상승에 대한 예측을 보다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참고문헌>
 
 * Katja Frieler, Peter U. Clark, Feng He, Christo Buizert, Ronja Reese, Stefan R. M. Ligtenberg, Michiel R. van den Broeke, Ricarda Winkelmann, Anders Levermann. 2015:Consistent evidence of increasing Antarctic accumulation with warming.Nature Climate Change, DOI:10.1038/nclimate2574
 
 * National Institute of Polar Research, 2015:Increased snow accumulation rate in Antarctica confirm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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