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잡는 유리벽… 5년간 3834마리 '비명횡사'

조회 수 13408 추천 수 2 2015.10.07 12:08:40

                      <5년간 천연기념물 ‘솔부엉이’ 등 조류 3834마리 유리충돌로 죽어>

 

 

20151006003814_0.jpg

                               -   지난해 유리창에 충돌해 치료 중에 숨진 천연기념물 팔색조

 

 

 

“버드세이버를 요청합니다.”

한국조류협회의 홈페이지(www.bird.or.kr) 게시판에는 독수리 등 맹금류 모습을 본뜬 스티커인 ‘버드세이버’(bird saver)를 요청하는 글이 하루에 10건 가량씩 올라온다. 맹금류 스티커인 버드세이버를 건물 유리벽에 붙여 놓으면 다른 새들이 실제 맹금류로 착각하고 해당 건물을 피해 날아가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일종의 ‘허수아비’인 셈인데, 학교와 공장, 주택, 도로 방음벽 공사현장 등 요청하는 기관도 다양하다. 글의 대부분은 새가 날아와 부딪혀 죽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연락했다는 사연들이다.

최근 고층 건물이나 외벽이 유리로 된 건물이 늘어나면서 야생 조류가 건물에 부딪혀 죽는 ‘조류충돌’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20151006003744_0.jpg

 

                -새들이 비행하다 유리에 충돌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건물 외벽 유리에 설치된 버드세이버.부산아쿠아리움 제공


6일 세계일보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환경부의 ‘2011년∼2015년 9월 전국 야생동물 구조치료센터로 접수된 조류충돌 사례’는 6034건에 달한다. 전국의 조류충돌 5년치 현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중 3834마리는 폐사했고 1947마리는 치료 후 자연으로 돌아갔다. 32마리는 충돌 후유증으로 영구 장애를 얻었다.

 

20151006004233_0.jpg

 


 

국내에서 조류충돌로 구조된 개체를 종별로 살펴보면 천연기념물인 솔부엉이(500마리), 황조롱이(397〃), 소쩍새(326〃), 수리부엉이(275〃) 등 223종에 달한다. 자연유산인 천연기념물을 보호하기 위해 문화재청이 한국조류보호협회와 함께 버드세이버를 무료로 보급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조류충돌은 매년 1000건을 넘어서는 실정이다.

 

 

20151006003970_0.jpg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는 조류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디자인 지침을 마련하고 있으며 철새들의 이동이 많은 기간에는 새들의 착각을 막기 위해 고층건물의 불을 끄는 식의 캠페인도 벌인다. 실제 미국 뉴욕 타임스 사옥의 경우 유리면 노출을 줄이기 위해 세라믹 튜브를 유리벽에다 설치하는 등 조류충돌 방지용 설계가 반영돼 지어졌다.

 

20151006003968_0.jpg

                                                        -한국철도공사가 강촌역 일대 방음벽에 설치한 맹금류 스티커.

                                                                
하지만 정부의 실태파악과 예방책 마련은 미흡한 실정이다. 환경부는 “‘버드세이버’ 설치 의무화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으며 향후 조류충돌 현황을 파악해 새의 서식이나 이동이 많은 곳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하나 의원은 “조류충돌은 국내외적으로 야생조류를 위협하는 큰 문제가 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조류충돌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건축 설계 시 조류충돌 방지 규정 등 야생 조류 보호를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미국 질병예방 통제국(CDC) 강조하는 코로나91 증상과 주의 사항 file 웹담당관리자 2020-03-15 9542 3
공지 문예진흥원에서의 <한미문단> 지원금과 강정실에 대한 의혹 file [6] 강정실 2017-12-15 33001 12
공지 2017년 <한미문단> 행사를 끝내고 나서 file [5] 강정실 2017-12-14 30498 7
공지 미주 한국문인협회에 대하여 질문드립니다 file [9] 홍마가 2016-07-08 50519 12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웹관리자 2014-09-27 46443 5
450 벽을 뚫고 보는 카메라 개발 (MIT 연구) file 강정실 2015-10-17 9003 2
449 고래도 ‘사투리’ 쓴다…각 그룹마다 쓰는 말 달라 file 강정실 2015-10-17 3595 1
448 엄마의 젖, 아이의 지능 발달에 ‘젖줄’일까 아닐까 file 웹관리자 2015-10-14 5197 2
447 다빈치 ‘모나리자’의 신비는 아직도 계속 중 file 웹관리자 2015-10-13 8732 1
446 폴란드 사진작가가 담아온 후쿠시마의 '오늘' file 신성철 2015-10-11 4666 1
445 죽은 새끼 추모하는 들쇠고래들의 장례행렬 file 신성철 2015-10-11 7698 1
444 훈민정음 상주본, 천 억원을 문화재청에 제시 file 웹관리자 2015-10-09 5342 1
443 노벨문학상, 알렉시예비치 file 웹관리자 2015-10-09 4211 1
» 새 잡는 유리벽… 5년간 3834마리 '비명횡사' file 석송 2015-10-07 13408 2
441 우리나라 자살자, 전세계 전쟁 사망자보다 많다 file 석송 2015-10-07 3859 1
440 노벨상 잘못 준 거 아냐? 논란 많은 역대 수상자 file 웹관리자 2015-10-05 6063 1
439 동북공정, 식민사관 인정하는 지도 미국에 보낸 정부 file 웹관리자 2015-10-05 7134 3
438 후보만 200명..올해 노벨문학상 누구 품으로 file 석송 2015-10-04 5501 2
437 우리말 사라진 대학가 간판, 순우리말 사용 12%뿐 file 석송 2015-10-04 6671 2
436 공룡 멸종 이유는 소행성 충돌과 이어진 화산폭발 file 석송 2015-10-02 14172 1
435 노벨상의 계절 왔다, 반기문 고은도 후보군에 포함돼 file 안상선 2015-10-01 4528 2
434 모든 것 내려놓겠다던 신경숙, 美서 사인회 file 안상선 2015-10-01 3653 2
433 세계 희귀한 바위 석송 2015-09-22 4856 3
432 밀리언셀러 작가- 폴.임 박사의 지성인의 카페 file 이남교 2015-09-21 4576 1
431 사육사도 몰랐다. 밤' 되면 울음소리 내는 기린. file 이숙이 2015-09-19 1346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