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터섬 거대 석상의 비밀, 로봇으로 풀었다
조선일보2022.03.09 12:01. 최종수정2022.03.10 00:30
[IF] [사이언스 카페] 철사로 모형 만들고 위에 기둥 세워
줄 연결한 후 로봇팔로 당기자 뒤뚱거리며 앞으로 걸어가
채석장서 18㎞ 옮긴 방법 밝혀
-고고학자들이 복제 모아이에 밧줄을 걸어 옮기는 모습. 모아이를 흔들어 40분에 100m를 이동시켰다.
남태평양에 있는 칠레 이스터섬에는 600여 개의 거대 석상들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바로 모아이(Moai)이다. 1250~1500년 현지 라파누이족(族)이 만들었다. 어떻게 라파누이족은 80t까지 나가는 엄청난 무게의 모아이를 채석장에서 바닷가까지 18㎞나 옮길 수 있었을까.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간하는 스펙트럼지는 지난 1일 “로봇이 이스터섬의 모아이가 흔들거리며 걷는 방식으로 옮겨졌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홍콩 과학기술대 기계항공공학과의 서정원 교수는 철사로 모아이처럼 밑이 둥글고 넓은 구조를 만들고 그 위로 기둥을 세웠다. 연구진은 기둥에 줄을 연결하고 로봇팔로 양쪽을 번갈아 당기는 실험을 했다. 그러자 철사 모아이는 뒤뚱거리며 앞으로 걸어갔다.
-드론 두 대가 모아이처럼 바닥이 둥글고 넓은 물체에 줄을 매달아 굴리며 옮기는 모습
서 교수는 로봇팔 대신 드론 두 대로 같은 실험을 해 역시 모아이를 걷게 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1월 ‘IEEE 로봇공학 회보’에 실렸다. 스펙트럼지는 서 교수의 실험은 앞서 고고학자들이 직접 사람의 힘으로 진행한 실험을 로봇으로 더 발전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3년 미국과 칠레 고고학자들은 복제 모아이를 밧줄로 옮긴 실험 결과를 국제 학술지 ‘고고과학 저널’에 발표했다. 모아이의 머리 부분에 밧줄을 걸어 좌우 양쪽과 뒤에 늘어뜨린다. 뒤쪽의 밧줄은 이동 도중 어느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도록 가이드 역할을 한다.
사람들이 오른쪽 밧줄을 잡아당기면 모아이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진다. 이어 왼쪽으로 밧줄을 당기면 아랫부분이 빙글 돌면서 조금씩 앞으로 간다. 당시 18명이 밧줄을 당겨 40분에 무게 4.35톤의 복제 모아이를 100m나 이동시켰다.
-뒤에서 당기는 밧줄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서 교수 연구진은 로봇팔 하나 또는 두 개, 드론 한 대나 두 대 등 총 4가지 시나리오로 실험을 했다. 로봇팔이나 드론이 하나면 둥근 고리에 기둥을 끼워 줄로 이리저리 당기듯 원형으로 이동시킬 수 있었다. 연구진은 “네 가지 경우 모두 복제 모아이가 흔들거리며 걸어갔다”며 “모아이는 무게중심이 낮고 아랫부분이 둥글어 쉽게 구르면서 이동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바닥이 넓으면 보폭도 더 커졌다.
이번 결과는 무거운 물체를 옮기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물체가 흔들거리면서 이동하면 언제나 지면과 접촉하는 부분이 있다. 덕분에 로봇이나 드론이 물체의 무게 전체를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 드론이 1㎏ 무게를 완전히 들려면 그만한 추력(推力, 밀어 올리는 힘)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실험처럼 바닥에 붙어 걷게 하면 같은 무게의 물체를 단 20% 추력으로 옮길 수 있었다. 서 교수는 “물체를 들지 못한다면 흔들리며 걷게 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단하네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큰 돌을 옮기는데, 도르레 같은 것이나 지렛대로
돌을 옮겼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나라나 조상들의 그 지혜는 현대인은 절대
따라하지 못하는 꽤와 지헤를 가지셨습니다. 모두 훌륭하신 분들이십니다.